곽재선 KG그룹 회장 | 쌍용차 인수가 가져올 미래는
송병준 컴투스 의장 | M&A 후퇴 이후 미래 구상은

한 회사는 자동차 기업의 인수를 밀어붙이고 있다. 장기적으론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개의치 않는 듯하다. 또 다른 회사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인수를 철회했다. 모기업이 적자를 낸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위험요인을 무릅쓰고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KG그룹, 위험요인을 의식해 아티스트컴퍼니의 인수를 철회한 컴투스, 과연 누구의 선택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낼까.

[곽재선 KG그룹 회장]

모바일 결제 시스템, 커피, 패스트푸드, 철강…. KG그룹은 17년간 19건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발판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여기엔 곽재선(69) KG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이 녹아있다.

곽 회장은 실적이 나쁜 회사라도 잠재력이 있다면 업종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인수 기업 대다수가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달성했다.  

M&A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곽 회장이 이번에는 스토킹호스(우선협상자 선정 후 공개입찰 진행) 방식으로 진행 중인 쌍용차 인수에 도전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쌍용차 인수가 KG그룹에 재무적 리스크를 안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지난 5월 기준 KG그룹의 총 자산 규모는 5조3460억원이다. 쌍용차 인수와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최소 1조2000억원이다. 전체 자산의 22%를 쌍용차에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쌍용차 정상화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점이다. KG그룹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KG그룹이 쌍용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5월 13일 계열사인 KG스틸우와 KG케미칼의 주가가 전날(5월 12일) 대비 각각 30.0% (42만5000원→29만7500원), 16.8%(4만6600원→3만8750원) 하락한 건 이런 우려를 잘 보여주는 징표다. 

KG그룹 관계자는 “쌍용차의 남은 인수 절차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곽 회장은 성공적인 M&A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KG그룹 =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쌍용차 인수를 진행 중인 KG그룹(왼쪽). 아티스트컴퍼니의 인수를 철회한 컴투스.[사진=연합뉴스·컴투스 제공] 
쌍용차 인수를 진행 중인 KG그룹(왼쪽). 아티스트컴퍼니의 인수를 철회한 컴투스.[사진=연합뉴스·컴투스 제공] 

[송병준 컴투스 의장]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 그룹이 배우 이정재
 · 정우성이 설립한 매니지먼트사 ‘아티스트컴퍼니’의 인수를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투자 합의서를 체결한 지 6개월 만이다. 

컴투스와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해 12월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 합의를 체결했다. 신생 법인 아티스트홀딩스(가칭)에 총 1050억원을 투자하고 메타버스 파트너십을 확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인수 결정 해제로 물거품이 됐다. 컴투스의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는 5월 27일 공시를 통해 “지분투자를 통한 협업 구조보다 각자의 사업 분야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올해 1분기 컴투스의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분기 컴투스는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인 133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미디어 사업 분야의 적자는 111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송병준(46) 컴투스 의장의 미래 먹거리 사업 구상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송 의장은 게임을 넘어 글로벌 종합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메타버스
 ·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정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위지윅스튜디오 산하에 여러 콘텐츠 회사가 있어 신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다”면서 인수 철회와 미래 먹거리는 상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컴투스 =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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