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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적 지위 강해지는 올리브영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 창구 역할
갑질 논란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랄라블라‧롭스 등 경쟁사가 사업을 축소하면서 CJ올리브영의 입지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사진=뉴시스]
랄라블라‧롭스 등 경쟁사가 사업을 축소하면서 CJ올리브영의 입지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사진=뉴시스]

“올리브영이 밀어주는 색조 브랜드에 주목하자.” 최근 증권가에선 이런 제목의 리포트가 발행됐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방증이다(표➊). 실제로 올리브영은 브랜드력이 약한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설명했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로선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내기엔 비용 리스크가 크다. 백화점에 입점하기엔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 자사몰로 고객을 유입하고 싶어도 대단한 입소문이 나지 않고서는 이 또한 쉽지 않다(표➋).” 이런 상황에서 최대 1만5000여개 브랜드를 판매하는 올리브영이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에 기회의 장場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올리브영 입점 효과를 톡톡히 누린 브랜드 중 하나가 색조 화장품 브랜드 ‘클리오’다. 클리오는 3년 연속(2019~2021년) 올리브영 내 마스카라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클리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클리오는 H&B스토어 채널을 통해 611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는데, 그중 90%가량이 올리브영에서 발생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신생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올리브영 입점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면서 “그만큼 입점에 성공할 경우 매출 증가뿐만 아니라 품질이나 브랜드력을 인증받았다는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올리브영에 입점하려는 이유는 또 있다. 올리브영이 세계 150여개국에 제품을 배송해주는 글로벌몰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올리브영의 등에 올라타기만 하면 해외 진출이 가능하단 얘기다. 올리브영이 자신들의 가치를 “K-뷰티의 첨병”이라고 자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6년부터 상생 프로그램 ‘즐거운 동행’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해 올리브영 온·오프라인몰 입점 등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표➌).

하지만 올리브영이 화장품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질수록 위험 요인도 커진다. 올리브영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브랜드를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어서다. 특히 경쟁사인 ‘랄라블라(GS리테일)’ ‘롭스(롯데쇼핑)’가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만큼 올리브영의 독점적 지위는 더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표➍).

[※참고: GS리테일은 랄라블라 사업이 부진에 빠지자 기타 사업부문으로 분류하고 개별 실적(2020년 이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말까지 롭스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리브영의 입점 업체 갑질 논란이 반복돼 왔다는 점도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입점 업체에 부당 반품·판촉비 전가 등을 이유로 공정위 제소를 당했다.

김주덕 성신여대(뷰티산업학) 교수는 “올리브영은 이미 H&B스토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입점 업체로서나 소비자로선 올리브영을 대체할 수 있는 채널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표➎). 김 교수는 “경쟁사들이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올리브영으로선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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