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코로나 국면에서 배달로 성장세
엔데믹 시대 출점전략 성공할까

1997년 한국에 진출한 미국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아웃백은 한때 1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하고, 외식 트렌드가 바뀌면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아웃백이 반전을 꾀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국면에서였다. 선제적으로 선보인 배달 서비스로 부활의 날개를 편 아웃백은 지금 ‘공격적 출점 전략’으로 엔데믹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아웃백은 과연 두번째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까.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은 지난해 bhc그룹에 인수됐다.[사진=연합뉴스]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은 지난해 bhc그룹에 인수됐다.[사진=연합뉴스]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가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 bhc그룹에 인수된 이후 공격적 출점을 펼치면서다. 아웃백은 올해 추가로 점포를 10개 더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출점 방식은 과거와 다르다. ‘녹색 지붕’과 ‘빨간 간판’이 눈에 띄던 가두점 방식이 아닌 대형 쇼핑몰 입점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참고: 치킨 브랜드 bhc로 잘 알려진 bhc그룹은 지난해 11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아웃백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2500억원대로 알려졌다. bhc그룹은 아웃백 인수를 계기로 종합 외식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례로, 아웃백은 bhc그룹에 인수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경기도 하남에 ‘하남 스타필드점’을 개점했다. 하남 스타필드점은 아웃백이 운영 중인 와인 특화 매장(2020년 론칭) 중 가장 큰 규모(240석)로 문을 열었다. 지난 3일엔 서울 방배동에 올해 첫 매장 ‘사당 파스텔시티점’을 개점했다. 이곳 개점 행사는 박현종 bhc그룹 회장, 임금옥 bhc 대표가 참석할 정도로 비중 있게 치러졌다.

아웃백 관계자는 “사당 파스텔시티점은 아웃백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집약한 매장”이라면서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주요 상권마다 둥지를 틀고 사람들을 모았던 아웃백의 전성기를 다시 불러오겠다는 거다. 그렇다면 아웃백은 계획대로 두번째 전성기를 열 수 있을까. 가능성은 없지 않다. 

다른 외식업체와 달리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성장이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웃백의 지난해 매출액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2019년 대비 54.5%(2542억원→3927억원) 늘어났는데, 원동력은 배달이었다. 아웃백이 2019년 8월 선제적으로 도입한 배달 서비스가 코로나19 국면을 돌파하는 타개책이 됐던 거다. 

코로나19 기간 월평균 2개씩 늘려온 아웃백의 배달전문매장은 현재 49곳에 이른다. 관건은 앞으로다. 엔데믹(endemic·풍토병화) 세상에서 배달로 성장해온 아웃백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알 수 없다. 

발빠르게 매장을 늘리는 전략으로 선회했지만, 이 역시도 리스크가 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 우려가 커지는 만큼, 지갑을 닫는 소비자가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럴 경우 아웃백의 공격적인 매장 확대 전략은 부메랑을 맞을지 모른다. 

아웃백이 bhc그룹에 인수된 이후 ‘품질 저하’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3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아웃백이 원가절감을 위해 메뉴를 변경하고 품질을 떨어뜨렸다’는 게시글이 퍼졌다. 

“아웃백의 대표 제품인 ‘투움바 파스타’의 새우가 칵테일 새우로 바뀌었다” “그릴에 구워 제공하던 ‘베이비 백 립’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제공한다” 등의 내용이 골자였다. 아웃백은 ‘악성 루머’라며 강경 대응 계획을 밝혔고, 해당 게시글은 취준생이 악의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시글 작성자가 직접 해명글을 올리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럼에도 소비자 사이에선 ‘아웃백이 변했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닌다. 일부 소비자들은 아웃백 인증샷과 함께 “품질이 저하된 게 사실 아니냐”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웃백으로선 억울할지 모르지만,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아웃백이 해야 할 일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아웃백이 차별화된 전략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호텔외식경영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국내 육류(스테이크)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다만 고깃집·개인 레스토랑·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소비가 세분화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표준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웃백은 나름의 경쟁력을 가졌다고 본다. 다만 소비자의 니즈가 세분화하는 만큼 각 지점에 재량권을 제공해 상권별 차별화한 제품·서비스·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웃백은 1990년대를 풍미한 ‘베니건스(동양제과)’ ‘씨즐러(대한제당)’ 등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이 몰락하는 사이 몸집을 줄이며 살아남았다. 코로나19 국면에선 배달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번엔 오프라인 매장 전략으로 기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한번의 변곡점을 맞이한 아웃백은 웃을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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