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굴욕‘최악의 환경’
중국이 환경오염국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쓸 위기에 몰렸다. 최근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최악의 환경오염에 시달리는 10대 도시 가운데 7곳이 중국에 있다. 특히 중국 도시에서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은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급해진 시진핑 정부는 환경오염대책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중국 중동부 지역에 짙은 안개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기오염도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대기관측센터는 1월 11일부터 측정한 대기오염지수(API)가 176~44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측정하기 시작한 PM 2.5 수치, 다시 말해 2.5 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먼지 농도는 1월 12일 오후 5시부터 줄곧 ㎥ 당 500㎍ 이상을 기록했고, 일부 관측소에서는 최고 ㎥ 당 700㎍에 달하기도 했다.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이 같은 기간 측정한 PM 2.5 수치는 중국 환경 당국이 관측한 수치보다 더 높은 845㎍이다.
초미세먼지는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아 호흡계·심혈관계의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서인지 의료진은 야외활동을 삼갈 것을 권하고 있다. PM 2.5 기준 농도가 ㎥ 당 300㎍이 넘으면 건강한 사람도 신체 저항력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질병에 걸릴 수 있는 위험한 수준이다.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이 최근 또 다시 환경오염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최근 중국 전문가팀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중국 환경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최악의 환경오염을 겪는 10대 도시 중 7개가 중국 도시다. 중국에서 수돗물을 그대로 마실 수 있는 도시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 환경오염 비상등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 보고서는 또한 “중국 500개 도시 중 세계보건기구(WHO)의 환경기준치를 충족하고 있는 도시는 1%인 5개도 안 된다”며 “중국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으로 해마다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본다”고 지적했다.
中 수원지 수질합격률 50%↓
10대 최악의 환경오염을 겪는 도시에는 베이징·충칭重慶·우루무치烏魯木齊·타이위안太原·지난濟南·스자좡石家庄·란저우蘭州 7개 중국 도시와 이탈리아의 밀라노,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와 이란 테헤란이 포함됐다. 아울러 중국의 물 안전성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주간지 징지저우칸經濟周刊은 중국질병예방관리센터에서 10년간 일했다는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에서 수원지 수질합격률이 50%도 안 되고 수돗물을 직접 마실수 있는 도시는 한 곳도 없다”고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수원지 수질 합격률에 대해 “중국 위생부는 76.5%, 수리부와 주택건설부는 70%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상황은 훨씬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출범한 중국 시진핑 지도부가 환경오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중·동부 지역이 최악의 스모그로 수일 째 몸살을 앓는 가운데 1월 15일 총리 내정자 리커창은 베이징에서 스모그 대책회의를 열고 “공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보호 법집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예성 뉴시스 기자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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