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10개의 딜」
우리 삶의 방식을 변화시킨 비즈니스 딜

이젠 많은 이들이 현금이나 카드를 몸에 지니지 않고 다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젠 많은 이들이 현금이나 카드를 몸에 지니지 않고 다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젠 지갑을 들고 다니는 게 어색할 만큼 현금 사용이 드물어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현금을, 심지어 카드조차 몸에 지니지 않는 모습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 결제가 가능해서다. 이 기술적 혁신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정부와 은행이 합작해 고안해낸 걸까. 그렇지 않다. 지금의 현금 없는 세상은 몇 사람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로부터 비롯됐다.

「세상을 바꾼 10개의 딜」은 세상을 뒤바꾼 혁신이 정책이나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가 아닌 몇 명의 작은 비즈니스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단 사실에 주목한다. 20여년간 기업 CEO부터 정치가, 경제학자, 과학자 등 우리 삶의 방식을 뒤바꾼 인물들을 인터뷰해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비즈니스 딜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지 탐구한다. 

실물화폐의 위상을 흔든 일이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맥스 레브친, 피터 틸, 일론 머스크가 구상한 비즈니스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든가, 비틀스의 멤버 존 레논에게 “세금을 줄여주겠다”는 어느 회계사의 제안이 글로벌 대기업이 자행하는 조세 회피 담합의 출발이었다든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한 대공황이 실은 에이즈 환자를 위한 대출 상품에서 파생했다는 이야기 등 이 책에서 다루는 딜은 작은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어떻게 각 분야의 비즈니스를, 나아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꿨는지 서술한다. 

“수년간 뉴스 보도 일을 하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꿔놓는 것이 항상 정치인이나 세계적인 사건은 아니며, 비즈니스 딜이 일상생활을 바꿔놓을 때도 많단 사실을 깨달았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딜이란 공개적인 기업 인수나 합병 등 일간지 비즈니스 면에 나오는 그런 비즈니스 딜이 아니라 중역 회의실이나 골프장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딜, 혹은 술집에서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동안 아무도 모르게 성사되는 그런 딜이다. 

저자는 “이런 딜이 비즈니스 세상 훨씬 너머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돈을 쓰거나 돈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서부터 일하는 방식, 부와 위험, 세금과 불평등을 개념화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 특별히 중대한 영향을 미친 10개의 딜을 살핀다. 이 책에서 다루는 모든 딜은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사고방식을 통째로 변화시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우리 사회 전체를 재부팅하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 

가령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를 갈구하도록 애당초 구매 순간부터 ‘불만족’을 설계해두거나, 실제로 비만 문제가 대두되기 훨씬 전부터 보험을 팔 작정으로 ‘비만’이란 개념을 만들어내거나 하는 식이다. 온갖 불안과 증후군을 질병의 정의에 포함해 현대사회를 약물에 중독된 사회로 만들어버리거나, 자동화 때문에 많은 노동자가 설 자리를 잃고 있음에도 기술을 적극 활용해 인간의 삶을 로봇화하는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 담긴 혁신적이면서도 무모해 보이는 10가지 딜은 현대 경제 흐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자 포스트 세계화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길잡이로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세 가지 스토리 

「아이돌이 된 국가」
류하이룽 지음|갈무리 펴냄


중국은 외국 대중문화 콘텐츠를 수입하는 데 제약이 있고, 해외 SNS 이용도 차단돼 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외국 연예인이나 문화와 관련한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콘텐츠에 댓글 테러를 하는 중국 누리꾼이 숱하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 또 이들 누리꾼은 정말 ‘중국인’을 대변하는 세력일까. 이 책은 중국 내 신세대 민족주의, 이른바 ‘소분홍小粉紅’ 현상을 분석하고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길을 안내한다.

「소니 턴어라운드」
히라이 가즈오 지음|알키 펴냄 


‘턴 어라운드’란 침체된 조직을 생동감 넘치게 바꾸는 급진적 개혁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니다. 후발주자에 밀려 존폐 위기에 놓였던 소니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턴어라운드했다. 그 중심엔 ‘히라이 가즈오’가 있다. 그는 소니가 최악의 적자에 시달리던 2012년 CEO에 올랐다. 그가 부임한 지 6년 만에 소니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소니의 주력인 전자가 아닌 게임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은 그는 어떻게 소니를 부활시켰을까.


「보이지 않는 도시」
임우진 지음|을유문화사 펴냄


이 책의 저자는 한국에서 30여년, 파리에서 20여년을 생활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두 문화권의 거주민이자 이방인으로서 독특한 시각을 갖게 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만의 시각으로 도시의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10가지 질문을 던졌다. ‘왜 조상님을 산에 모실까’ ‘소파는 왜 등받이가 됐을까’ ‘왜 우리는 높은 건물에 열광할까’…. 그가 내놓은 답을 따라가다 보면 익숙해진 도시의 문제와 해결점도 찾을 수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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