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아픔을 치료할 새로운 패러다임

 

1929년 대공황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주류를 이뤘다. 정부가 관장하던 영역들이 민간으로 이전됐다. 이런 작은 정부는 비능률을 해소하고 경쟁시장의 효율성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는 노동 안전성을 떨어뜨렸다. 덩달아 소득재분배 효과가 약해졌다.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서 계층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무한경쟁 사회에서 인간은 재화를 창출하는 기계적인 인간으로 취급받고 있다. 갈수록 벌어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에서 사회적인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신자유주의 경제관점이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폐단과 극복방안을 소개하는 책도 많다. 도쿄대학 명예교수 진노 나오히코가 저술한 「나눔의 경제학이 온다」는 대표적이다.

저자는 신자유주의 등장으로 기업규제가 철폐되고, 노동시장이 유연하게 바뀌면서 일본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일본의 사회모습을 예로 들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치 한국을 묘사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만큼 우리나라 역시 신자유주의의 병폐로 얼룩지고 있다.

 

저자는 2008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나눔’과 ‘중용’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의미하고 건조한 숫자로 이뤄진 경제문제를 해결하려면 나눔과 중용처럼 따뜻한 인간정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경제위기는 인간적 유대를 쇠퇴시킨다. 이런 쇠퇴는 사회위기와 정치위기를 심화하는 ‘절망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일본국민이 더 이상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진노 나오히코는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옴소리(omsorg)’와 ‘라곰(lagom)’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옴소리는 ‘슬픔을 나누어 가진다’라는 뜻이다. 사회서비스를 말한다. 라곰은 ‘적당히’라는 의미로 중용을 뜻한다. ‘나눔의 경제’(옴소리)가 ‘시장경제’와 균형(라곰)을 이룰 때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까지 공업사회가 서로 뺏고 빼앗기는 ‘강도문화’의 시대였다면, 앞으로 등장할 지식사회는 지식을 나누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나눔의 시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경제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제시한 방법이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는 거다. 무엇보다 기존의 부를 포기하고 중용을 선택할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다. 나눔의 경제를 구축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문제다. 또한 그가 주장하는 바가 이뤄졌을 때 경제위기가 온전히 해결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글로벌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부인할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경제적 위기가 사회적 위기로 번지는 것도 사실이다. 목숨을 끊는 노동자, 차가운 쪽방에서 외로이 삶을 마감하는 독거노인, 희망 없는 현실 때문에 자포자기하는 젊은이까지…. 말 그대로 위기의 시대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문제가 화두로 등장한 지금 이 책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전할 듯하다.

북 에디터 한마디

동양철학 수업시간에 배운 공자의 ‘대동사회론大同社會論가 떠올랐다. 도道를 통해 세상의 모든 사람이 하나 되는 사회. 만인이 신분적으로 평등하고 재화가 공평하게 분배되며, 인륜이 구현되는 사회다. 나눔의 시대가 온다면 유토피아가 아닌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큰 바람이지만 실현 못할 일도 아니다.

  

 
 

「내안의 성난 코끼리 길들이기」
잰 초젠 베이스 저, 황근하 옮김 | 물병자리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힘든 업무·건강·금전문제·인간관계까지 바쁜 일상에서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하고 살고 있다. 이 책은 일상에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현재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책은 언제나 내 편이었어」
김애리 저 | 퍼플카우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기억에 남는 책 한권 혹은 구절이 있을 것이다. 삶에 지칠 때 한 줄기 빛이 돼주는 책.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 자신의 마음을 위로해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20대까지 책을 읽으면서 숱한 아픔과 절망을 치유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성공이 아니라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독서를 권하고 있다.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강세형 저 | 쌤앤파커스

무한경쟁의 시대, 누구든지 다른 사람보다 늦거나 뒤처지면 도태한다는 두려움에 떤다. ‘나는 왜 이렇게 평범할까’ ‘나는 왜 무능할까’라는 생각으로 괴로워하는 현대인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나만 힘들어하고 나만 느린 것이 아니다’는 위안을 전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실망할까 두려워 시도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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