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매물로 나오는 웅진식품

하늘보리로 유명한 웅진식품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다. 업계는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농심과 롯데칠성, 그리고 웰빙음료 전문업체 동아오츠카를 유력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웅진식품을 M&A하면 제품군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웅진식품의 리스크가 만만치 않아서다.

▲ 웅진식품이 M&A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매각가는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M&A가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웅진홀딩스의 알짜 계열사 웅진식품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다. 웅진홀딩스 채권단이 웅진식품 매각을 합의함에 따라 새 주인의 품에 안길 것으로 보인다. 웅진식품은 ‘자연은’ 주스 시리즈를 비롯해 아침햇살ㆍ초록매실ㆍ하늘보리 등 음료를 주력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웅진식품의 2011년 매출은 2195억, 영업이익은 98억원 정도다. 식품업계는 웅진식품의 매물가를 1000억~12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웅진식품 인수 유력업체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농심•롯데칠성을 꼽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식품업체의 매출순위는 CJ제일제당(6조5382억원)ㆍ농심(2조1708억원)ㆍ대상(2조1637억원)ㆍ롯데칠성음료(2조872억원) 순이다. 인수후보로 꼽히는 농심이 인수하면 ‘2위’ 아성이 공고해진다. 롯데칠성이 웅진식품 M&A에 성공하면 2위인 농심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지난해 제주 삼다수 판매건을 광동제약에 빼앗긴 농심은 생수사업부문의 위축에서 발생하는 매출 공백을 만회해야 한다.

백두산 샘물을 판매할 계획이지만 성공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다. 농심으로선 삼다수가 빠진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워야 하는데, 업계에선 이를 웅진식품의 M&A를 통해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제주삼다수 매출은 약 1900억원이다. 그러나 농심이 M&A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2003년 중견그룹으로선 최초로 지주회사 농심홀딩스를 출범한 농심은 M&A시장의 러브콜을 수차례 받았지만 여태껏 눈길 한번 준 적 없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까지 M&A시장에 뛰어든 적이 거의 없을뿐더러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인수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웅진식품과 주력 제품이 겹치기 때문에 실제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인수후보는 포카리스웨트ㆍ화이브미니ㆍ블랙빈테라피 등 이온ㆍ웰빙음료업체 동아오츠카다. 이 회사는 웅진식품의 주력제품군인 주스분야엔 진출하지 않았다.

웅진식품을 M&A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동아오츠카 역시 M&A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웅진식품으로부터 인수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은 적조차 없다”며 “제품군이 겹치지 않는 웅진식품을 떠안으면 추가 시너지가 발생하겠지만 인수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웅진식품의 M&A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수 후보군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은 데다 리스크 또한 작지 않아서다. 김영진 김영진M&A연구소 소장은 “웅진식품이 법정관리 중인 웅진그룹 계열사로 우발적 채무를 비롯한 예측하기 쉽지 않은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어 예상 인수가보다 훨씬 떨어질 것”이며 “하지만 채권단이 원하는 가격이 있기 때문에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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