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담과 엔저 열풍

글로벌 주요지수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지만 한국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던 원화강세가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서다. 미국 채무한도가 일시적으로 증액됐다는 호재도 있다.

▲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일본정부가 공격적인 엔저정책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970포인트 선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1970포인트를 넘기만 하면 다시 뒤로 밀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전기전자(IT)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도 분위기가 확대돼 지수 하락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세로 인해 24일 1963.96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한국증시는 글로벌 주요지수가 대부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원인은 코스피의 수급 불균형과 환율 변수에 따른 부담이다. 다만 하락세는 지속되지 않을 전망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뱅가드사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수급불균형은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요인이 아니다”며 “글로벌 증시 여건이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지수는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 최근 주목하는 변수는 수급보다는 환율이다.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상황이 좋지는 않다. 그러나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크다. 최근 정부가 원·달러환율의 속도조절 의지를 표명한데다 일본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이 단기 고점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수출 관련주를 주목하고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조정요인이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부채한도의 한시적 증액과 일본의 환율 속도조절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하원은 23일(현지시간) 연방 정부 채무 한도의 한시적 증액안을 통과시켰다. 물론 문제의 해결을 뒤로 늦추는 것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채무 불이행 우려와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엔화 환율 속도 조절은 국내 수출기업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다. 2월 중순에 예정된 G20 회의를 앞두고 일본정부가 공격적인 엔화 약세 정책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장기적으로는 엔화 약세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당분간 속도조절은 이뤄질 전망이다.

원·달러환율 역시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시사 영향으로 1060원선을 회복했다. 외환당국이 환율을 안정시킬 대책준비를 끝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환율의 움직임은 자동차 등 수출 관련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다”며 “주가에 선 반영된 4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세형 객원기자 jaykim@thescoop.co.kr | @itvfm.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