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5] 현금결제기업 SK그룹

 사업가에게 현금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주문이 많고 거래가 활발해도 외상거래가 판치면 회사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다행스러운 건 중소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현금결제 비중을 늘리는 기업이 없지 않다는 거다. SK그룹은 대표적인 현금결제기업이다.

▲ SK그룹은 중소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현금결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SK텔레콤의 동반성장프로그램 교육장.

대기업 A사와 2차 협력관계에 있는 B사의 대표 김민준(가명•50세)씨. 그는 대금결제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되도록 현금결제를 해줬으면 하는 김씨의 바람과 달리 A사는 어음결제를 고집한다. 어음으로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비용 결제도 어렵다.

A사에 조심스레 항변하면 “1차 협력업체와도 어음거래를 하고 있는데 2차 협력업체에게 어떻게 현금을 주겠는가”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급하게 자금을 회전시켜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어음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업자들은 급한 중소업체의 사정을 물고 늘어지며 어음을 대폭 할인하기 일쑤다.

만약 김씨가 SK와 거래를 한다면 이런 걱정은 더 이상 필요 없다. SK그룹 핵심계열사 SK텔레콤은 1차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2차 협력업체에도 현금결제를 지원하는 동반성장프로그램 ‘윙크’를 시행 중이다. SK텔레콤이 1차 협력업체의 신용을 보증하면 IBK기업은행은 이 계약을 바탕으로 2차 협력업체의 현금결제를 돕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 외에도 SK그룹은 자체적으로 동반성장위원회를 두고 중소협력업체에 대한 현금결제 강화에 나섰다. SK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동반성장위원회를 따로 두고 있어 각사의 현금결제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룹의 모토는 중소협력업체와의 거래대금만은 되도록 현금성 결제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건설•물류•서비스 계열에선 SK건설•SK해운•SK M&C 등이 100% 현금결제를 시행하고 있다. SK건설은 현금결제 비율을 100%로 운영하는 것 외에 중소협력사의 안정적 자금회수를 위해 구매자금융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역시 100% 현금결제를 하는 SK해운은 대금지급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고, SK M&C는 금융사와 연계해 중소업체 저리대출 지원을 하고 있다. 대출지원금은 SK동반성장펀드에서 일부 충당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SK에너지도 중소업체에 대한 100% 현금결제를 시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구매대금 전액 현금결제는 물론 중소협력업체의 현금 유동성 향상을 위해 대금지급 기일도 일주일 이내에 마무리 지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분야에선 SK텔레콤 외에 SK브로드밴드가 중소기업에 대한 현금결제 비율 100% 유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SK그룹과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대기업의 현금결제 비율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된다. 올 1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4분기 대기업 협력중소기업의 현금성 결제비중은 68.9%로 전 분기(69.6%) 대비 0.7%포인트 줄어들었다.

결제기간은 더 늘어났다. 2012년 4분기 중소제조업체의 판매대금에 대한 현금성 결제기일은 평균 40.5일로 전분기(38.8일)보다 1.7일 증가했다. 그중 대기업 협력중소기업의 판매대금에 대한 현금성 결제기일은 평균 38.3일로 전 분기(38.2일) 대비 0.1일 늘어났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