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파트2] 북핵사태 전문가 3人의 분석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 들어선 지 1년 만에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이 어떤 의도로 핵실험에 나섰을까’‘한국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숱한 의문이 쏟아진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전 통일부 장관)
“전술핵 배치 현실성 없어”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인방송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포기 선언을 이끌어낸 2005년 9월 19일 베이징 6자회담 합의를 언급하면서 “남북관계 정상화와 대화에서부터 시작해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여전히 9•19 합의가 유효하다고 보나.
“2005년 9월 19일 베이징 6자회담 합의는 북한이 국제사회를 향해 처음으로 핵을 포기했다고 선언한 합의다.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했던 것이다. 핵 포기 선언으로 북한이 얻은 것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와 북미 관계정상화 약속이었다. 북한의 목적은 체제유지와 경제발전인데 미국의 적대정책 아래에서는 이를 달성할 수 없어서 한사코 매달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9•19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 지금 상황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정책이 가능하나.
“비핵화는 가능과 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북한 핵무장 상황에서 통일이 가능하겠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비핵화는 우리 세대에서 결실을 이뤄야 한다. 가장 아프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우리다. 우리 스스로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등 강경발언이 나오고 있다.
“전술핵 배치는 현실성 없는 얘기다. 그것을 다시 들여오면 한반도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폐기하는 것이다. 우리도 핵무기를 갖자고 하는 것도 무책임한 생각이다.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국제사회가 만류할 것이 뻔한데 그것을 무릅쓰고 강행한다면 우리의 생존은 어떻게 되겠는가.”

▲ 일본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남한만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 북핵 문제, 어디서부터 다시 풀어야 하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북핵 문제를 남북문제와 연계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 5년 동안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에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것,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새 정부에서는 새로운 원칙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참여정부 당시 북핵 원칙은 북핵 불용, 평화적 해결, 한국정부 주도적 역할이었다. 이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 정전을 넘어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휴전 상태에서 살고 있다. 냉전의 잔재가 남아 있는데 그 산물이 북핵이다. 이것을 대체할 평화협정과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 보수주의자들은 아직도 이를 금기시하고, 불온시한다. 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9•19 합의의 핵심내용은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해 남과 북, 미국, 중국이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 9•19 합의 직전처럼 대북 특사가 필요하다고 보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미국이 북한을 안다고 하지만 우리보다 잘 알 수 없다.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계산된 행동을 한다고 하지만 오판을 한다. 그래서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9•19 합의 직전인 6월 15일 특사자격으로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 그때 ‘남북이 힘을 합쳐서 통 크게 대처하자’고 했다. 이후 한국정부가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는 과정을 더해 북한은 핵을 포기하겠다고 했고, 미국은 북한과 수교하겠다고 했다. 이 방식 외 해법은 없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몸값 높이려 핵실험 감행”

“북한이 핵을 보유한 후에 체제안전을 보장받고, 나아가 핵무기 비확산을 조건으로 경제협력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의 핵실험 의도로 ‘체제유지’와 ‘경제협력 협상’ 등 두 요인을 꼽았다. 특히 신 대표는 “북한이 핵을 보유한 후 몸값을 높여 큰 이익을 얻으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규모와 위력은 어떻게 보는가.
“국방부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6~7㏏이라고 한다. 지진파는 국방부에선 4.9 진도라고 발표했고, 미국은 5.1, 일본은 5.2, 중국도 4.9 진도라고 발표했다. 지진파가 0.2 올라가면 폭발력은 두배 상승한다. 그런데 국방부는 진도 4.5였던 1999년 2차 핵실험의 위력을 2~6㏏이라고 발표했다. 진도가 0.4 상승했으니까 이번 핵실험의 위력은 8~24㏏이어야 맞다. 국방부가 어떤 근거로 6~7㏏이라고 했는지 알 수 없다.”

✚ 고농축 우라늄(HEU)을 사용한 소형화•경량화된 원자탄 실험으로 봐야 하나.
“이미 터져버렸기 때문에 소형화•경량화 여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북한은 소형화•경량화를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다종화多種化의 핵 억제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종류가 다양한 핵 억제력이라는 건 결국 우라늄탄을 의미한다.”

 

✚ 핵실험의 의도는 어디 있다고 보는가.
“첫째 의도는 체제유지다. 북한은 미국을 두려워한다. 핵을 가지고 있으면 미국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미국과의 평화협정이나 경제협력 협상을 할 때 몸값을 높여 큰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다. 북한의 궁극적인 목적은 비핵화는 아니다. 핵을 보유를 한 후 체제안전을 보장받고, 더 나아가 핵무기 비확산을 조건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그들의 최종 목표는 핵 보유”

“남한 사정을 잘 아는 국경지역 사람들은 대체로 ‘핵이 밥 먹여주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현지 주민의 반응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북한의 기본계층인 평양시민은 환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북한 매체가 대대적으로 핵실험 성공사실을 보도했다. 북한 주민의 반응은 확인된 게 있는가.
“좀 우스운 이야기만 초기에는 우리가 오히려 알려주는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북한 지역엔 겨울철 낮에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다. 북한 주민에게 우리가 알려주고 반응을 물어봤다. 대체로 ‘핵이 밥 먹여주느냐’는 반응이었다. ‘1년치 식량이 땅 속에 묻혔는데, 핵이 별 대수냐’는 말도 있었다. 물론 이 의견을 100% 신뢰해선 안 된다. 우리와 연결돼 있는 사람은 남한 사정을 잘 아는 국경지역 거주자다. 북한의 기본계층인 주민들, 평양시민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 핵 실험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이라고 보나. 미국을 상대로 협상하기 위한 포석인가, 핵보유국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인가.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내부적으로는 핵보유국이었다. 겉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운운하는 것은 ‘한국에서 미국의 핵배낭을 철수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핵보유는 북한의 최종 목표다. 핵을 보유했을 때, 북한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무척 공격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 김정은 체제는 더욱 안정될 것으로 보는가.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북한은 고립에 봉착할 것이다. 옛 소련은 핵이 없어서 붕괴된 게 아니다. 결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라는 시나리오까지 갈 것이다.”
김성민·이희환 기자 icarus@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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