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달러·엔 환율 G20 회의 여파로 장 중 94엔 돌파

15~16일 마무리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하자고 합의했지만 일본의 양적완화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엔저를 용인했다. 이에 따라 엔화가치가 다시 떨어지고 도쿄 증시는 급등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18일 전일대비 1.47엔 오른 93.96엔으로 장을 마쳤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장 중 94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이 94엔대로 치솟은 것은 12일 12일 이후 6일 만이다.

또 이날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234.04포인트(2.09%) 상승한 1만1407.87로, 토픽스지수는 20.28포인트(2.15%) 오른 962.6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엔화가치와 일본 증시의 변동은 14~15일(현지시간) 마무리된 G20 재무장관회의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G20 재무장관들은 16일 환율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채택했다.

장관들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경쟁적 평가 절하를 자제하고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환율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하며 환율에 대한 정부 개입은 없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G20 회의 결과에 대해 대체로 G20이 일본의 엔저 환율정책을 묵인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데다 합의 내용도 원론적인 데 그쳤기 때문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20 회의 결과 지난주 G7 성명서에서 더 진전된 부분은 없다는 것은 G20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들로부터도 엔저 정책이 묵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G20 회의가 원론적인 수준으로 끝나면서 엔화약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G20에서 별다른 제약이 없으니 일본 정부가 일보은행(BOJ)의 총재 교체를 통해 디플레이션 탈피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회담에서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들도 환율보다는 경기회복에 더 큰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미국이 엔화약세를 용인함에 따라 아베 정부가 양적완화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엔 환율은 95엔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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