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희의 Let's make money

경제지식이 아무리 뛰어난 자라도 주식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성공적인 주식투자의 필수요건은 지식이 아니라 경험이기 때문이다. 투자의 대부로 꼽히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경제라는 것은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체험하고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기본정보를 갖추는 것은 물론 실전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술은 악마가 인간에게 준 최초의 선물이다. 누구든지 술을 조금 마셨을 땐 기분이 좋고 양처럼 온순해진다. 하지만 조금만 과음하면 사자처럼 난폭해지는 이들도 있다. 이런 때일수록 ‘악마가 준 선물이 바로 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악마는 언제나 나쁜 길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술을 마신다면 절제를 할 수 있을 거다.

주식시장에서도 술을 마신 것과 비슷한 상황을 찾아볼 수 있다.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조금만 봤을 땐 양처럼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뒤돌아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투자의 절반 정도 손실을 보면 무서운 사자로 돌변해 모든 행동과 선택이 공격적으로 변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전생각 때문에 남의 돈을 막무가내로 끌어들여 재도전을 모색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재도전은 실패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주식투자 성공비결은 경험

 
이처럼 주식은 아무것도 모르고 덤빌 수 있는 그런 만만한 투자처가 아니다. 얼마나 위험한지는 도처에 깔려 있는 생생한 경험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에 흩어져 있는 기본상식을 먼저 깨친 후 투자하는 게 능사다. 가령 차트 보는 방법이나 주식용어는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

실제로 주식투자로 성공한 사람 중 경제학 전공자는 드물다. 어린 나이에 주식을 깨쳐 경험치로 주식시장을 장악한 이들이 많다. 주식시장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이 그렇다. 증권가 대부로 손꼽히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전공은 철학과 미술이다. 특히 그의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하지만 코스톨라니는 파리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18살 때 주식에 관심을 가져 ‘돈은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뤄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렇다고 그가 100% 승률을 기록한 것도 아니었다. 49%는 실패했다. 51%의 성공은 경제학 공부가 아니라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이유로 그는 절대로 빚을 내서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돈이 없는 사람은 주식투자로 돈을 벌어라’는 기존의 통념을 스스로 깨버린 것이다. 또한 지식보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고, 인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의 하나로 강조했다. 증권거래인 프랑크 푸르트의 ‘머리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돈을 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 투자의 대부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전공은 철학과 미술이었지만 풍부한 투자경험을 밑바탕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다. 주식시장을 파악하려면 기본정보에 실전경험과 노하우가 덧붙여져야 한다. 그래야 적군이 어떤 무기를 들고 있는지 파악하고 위기가 닥쳤을 때 대응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시장을 냉철하게 꿰뚫어볼 수 있는 주식투자자로 거듭난다.

주식시장에는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많다. 주식시장에서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은 모두 경제학 박사쯤은 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은 높지 않다. 현장에서 실력을 가다듬지 않은 채 허접한 차트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가방끈 긴 사람들이 주식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필자는 2006~2010년 모 기업의 주재원 가족으로 중국에서 생활했다. 그때 중국인은 어떻게 투자하는지 궁금해 한 증권사를 방문했다. 그런데 많은 중국 투자자는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차트와 호가창을 동시에 띄워놓고 있었다. 한 투자자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답변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지금 보고 있는 한 종목만 계속 투자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주식시장이 단순하다는 말을 수없이 많이 했다. 그 의미를 아직도 깨치지 못했다면 이 중국인 투자자의 얘기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습득한 경험만큼 중요한 투자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원론적으로 생각하면 주식투자를 오래 한 사람일수록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 정보가 많고 세계경제의 흐름을 빠르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흐름을 많이 알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이론은 100% 맞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 중국인 투자방식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무슨 일이든 성공스토리를 쓰려면 그 분야의 마니아가 돼야 한다. 주식도 미치지 않으면 고수의 대열에 낄 수 없다. 얄팍한 지식은 되레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아침 8시 10분 동시 호가부터 시작해서 장이 끝나는 오후 3시까지, 그것도 모자라서 3시 이후 6시까지 시간외 거래를 모두 챙겨 보려면 상당한 정신력과 체력이 동반 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누구는 잠깐씩 주식시장을 본다고 하지만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 그건 정말로 로또만큼이나 운이 따랐던 것이다. 하지만 로또의 확률이 높은 것이 아니라는 건 로또 한 장을 사 보았다면 알 수 있을 거라 본다.

주식시장은 시간대마다 상황이 바뀐다. 이를 오랫동안 잘 지켜보면 ‘경우의 수’를 발견할 수 있는 흐름을 만난다. 이런 경우의 수가 하나씩 쌓이면 유사패턴을 찾을 수 있다. 이 유사패턴이 결국 수익창출로 이어질 때가 많다. 경제학 이론서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칙을 발견하는 순간 ‘대박의 문’이 서서히 열리는 것이다.

 
아줌마도 노후 대비 나서야…

이런 경험칙을 가장 잘 활용하는 투자자는 아줌마다. 경제서적 단 한권을 읽지 않아도 어떤 일이든 척척 해내기 때문이다. 지혜도 출중하다. ‘이렇게 하면 훌륭한 자녀를 만들 수 있다’는 슬로건을 만든 주인공은 아줌마다. 세상 살기가 막막해 포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목에 칼이 들어와도 탈출할 수 있는 능력’을 심어주는 주인공도 아줌마다.

이는 아줌마가 뛰어난 재능을 가져서도, 공부를 많이 해서도 아닐 것이다. 아줌마처럼 생활의 경험을 삶의 지혜로 만들 수 있는 부류는 거의 없다. 그만큼 우리 아줌마들은 억새풀 앞에서도 베인 살을 감출 줄 아는 자질과 인내심을 갖고 있다.

고령화 시대가 임박하고 있다. 이제 남자 혼자 노후를 대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아줌마들도 워킹 실버를

 
조용히 준비해야 할 때다. 아마도 주식시장에서 작지만 힘찬 반란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아줌마의 센스 있는 감각을 통해 ‘잭팟’이 마구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건 경험이다.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가 지식보다 무서운 곳이 바로 주식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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