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2]스페인 시장 ‘투트랙’공략법

 재정위기에 빠져 있는 유럽의 경제상황은 최악에 가깝다. 특히 스페인의 수출환경은 어느 때보다 침체돼 있다. 스페인에서 해마다 흑자를 기록하던 한국으로선 아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자동차•휴대전화와 같은 대기업형 제품뿐만 아니라 중소기업형 제품의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 스페인 바이어들에게 드럼세탁기를 설명하고 있는 대우일렉트릭 직원의 모습.

한국은 스페인과의 무역을 통해 흑자폭을 늘려왔다. 글로벌 불황이 닥친 2008년 이후에도 그랬다. 2012년 우리의 스페인 무역수입액은 12억9300만 달러였던 데 반해 수출액은 16억6900만 달러였다. 3억7600만 달러 흑자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역을 살펴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 수출액이 해마다 감소하면서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품목의 특성상 수출이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대형선박을 제외하면 수출액 감소폭은 더욱 커진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를 보면 스페인 경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7년과 2008년 스페인 수출액은 각각 39억5200만 달러, 31억9200만 달러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9년 이후 수출액은 연평균 18억 달러로 크게 줄어들었다.


반대로 수입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07년 8억5600만 달러에 그쳤던 수입액은 2011년 11억6200만 달러로 35.7% 늘어났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육류와 의약품의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출규모를 늘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긴축재정을 운영하는 스페인은 현재 소비부진을 겪고 있다. 스페인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1~11월 소매판매지수 증감률은 전년 동기대비 -3.6%다.

전문가들은 “주요 수출품목은 잘 챙기고, 새롭게 도전할 제품군을 선별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스페인 주요 수출품목은 자동차(2억8000만 달러), 휴대전화(2억1000만 달러), 선박(1억3000만 달러), 합성수지(1억 달러), 자동차 부품(6600만 달러) 등이다. 주로 대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다. 최근 추세는 조금 다르다.

한•EU FTA 잘 활용해야

코트라는 올 1월 발표한 스페인무역 보고서에서 “중소기업형 ‘산업용 기계•부품’이 수출경쟁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재정위기에 따른 구매력 하락으로 스페인 바이어들이 고품질•고단가의 유럽산産보다 저렴한 아시아국가의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코트라 관계자는 “그중 한국 제품은 유럽산과 비교해 품질은 비슷하고 가격은 저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를 기회로 삼으면 점진적인 스페인 수출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화학원료’ ‘광통신용 기자재’ ‘실버용 상품’도 수출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화학원료는 한•EU FTA의 영향으로 6.5%에 달하는 관세가 철폐됐기 때문이며, 광통신용 기자재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스페인 인터넷서비스 시장을 감안한 것이다. 스페인은 또한 전체 국민 중 65세 이상 인구가 17.4%에 달하는 세계 4위의 고령국가다. 경쟁력이 충분한 한국산 실버용 제품이 스페인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는 게 코트라의 평가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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