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3] 스페인 투자 괜찮을까

 미국과 서유럽에 비해 스페인은 좋은 투자처일 수 있다. 회복이 더딘 탓에 저점에서 투자할 수 있어서다. 더구나 거시경제지표가 회복신호를 보이는 것도 호재다. 하지만 실물경제의 상황은 심상치 않다.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고, 은행대출비율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스페인 투자는 아직 신중해야 한다.

▲ 스페인 경제가 회복세를 띨 가능성은 있지만 불안요소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2000년대 이후 글로벌 경제는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위기와 회복을 반복해왔다. 위기 이후에 반등이 온다는 것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이제 위기를 공포로 대응하지 않고 좋은 투자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엔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있는 미국이나 서유럽 대신 회복이 더뎌 보이는 남유럽에서 투자기회를 찾고 있는 듯하다. 특히 남부유럽국가 가운데 세계 13위, 유럽 5위의 경제대국(2012 IMF 기준)인 스페인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스페인은 현재 정부부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결과, 폭락했던 스페인 국채의 가격은 안정되고 있고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경제개혁을 단행한 스페인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듯하다.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스페인 은행시스템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월 12일 스페인 의회에 참가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페인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쉽게도 스페인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국내 투자자에겐 마땅한 수단이 없다. 국내에서 해외자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간접투자방식인 펀드를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서는 스페인만을 따로 투자하는 펀드가 판매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투자방법을 찾을 수 있다. 외국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는 것이다. 외국증권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에 외화약정거래를 맺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미국시장에 상장된 iShares MSCI Spain Capped Index Fund(EWP)는 스페인 주가를 추종하는 ETF고, 런던시장에 상장된 iSh ares Barclays Spain Treasury Bond(IESP)는 스페인 국채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투자하고 싶은 자산에 따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스페인 증시 바닥은 맞지만 …

특히 해외시장에 상장된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22%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으로 납세의무가 끝난다. 이 때문에 종합소득세에 부담을 느끼는 거액자산가에게 효과적인 절세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이 과연 스페인에 투자하기에 적합한 시점일까. 2007년 고점을 회복한 독일이나 미국의 주식시장과 비교해 스페인은 아직도 2007년 대비 마이너스 4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상승여력만 따진다면 지금은 고수익을 노려볼 만한 투자시기다.

하지만 경제지표가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국채금리와 CDS프리미엄이 지난해 12월 이후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26%를 넘어 2000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의 대출 연체 비중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바닥’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긍정적인 기대를 하기에는 의문이 있다. 투자결정에 신중함을 기할 필요가 있다.
문형수 KDB대우증권 선임컨설턴트 hyeongsu.mun@dwse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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