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4] 리서치센터장 5人이 말하는 스페인 위기

스페인의 경제개혁을 이끌던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의 정치스캔들로 유로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실물경제가 침체기에 있을 때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재정위기에 빠질 공산이 크다. 스페인과 유로존은 이런 난국을 돌파할 수 있을까.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인에게 물었다.

▲ 시위대가 2월 3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최근 정치 스캔들을 일으킨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안정세를 점차 찾아가던 유로존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유로존 3·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정치스캔들이 터진데다 대규모 국채만기가 코앞으로 다가와서다. 하지만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지난해와 같은 재정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유로존 금융권의 유동성 경색이 상당부분 풀려 은행들 스스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스페인에서 터진 정치 스캔들은 유로존 회복세를 꺾을 만한 변수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재정위기의 극복과 거시환경 정상화라는 맥락에서 스페인 경제위기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스페인 국민여론이 유로존 이탈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의 정치적 갈등은 단기적인 노이즈쯤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페인이 경제적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개혁의지가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정치 스캔들 이후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리더십이 약해졌다는 것은 악재”라고 꼬집었다. 이창목 센터장은 하지만 “2년여에 걸친 ECB의 방어막 구축작업이 일단락된 상황이기 때문에 2011년 하반기와 같은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테일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은 많았다. 테일리스크란 일어날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충격이 엄청난 것을 뜻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로존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일정한 기간이 필요한 만큼 언제 악화될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조 센터장은 “최악의 경우 스페인의 부동산 경기가 추가로 침체돼 은행권 부실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 국가신용등급 강등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이탈리아 ·프랑스 등 주변국의 경제상황도 동반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로존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장기불황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의 테일리스크가 터져도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발생한 정치 스캔들에 대한 우려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실물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우영무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합의되고 올해부터 시행하는 유럽 재정안정협약의 틀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유로존 재정위기는 문제 해결수순을 밟아갈 것”이라며 “한국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페인 재정위기가 악화되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어지면서 국내시장의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은 있지만 G2(미 ·중) 경제가 회복세가 빠진 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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