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1] 아시아 시장서 돌파구 찾는 스페인

▲ 스페인은 경제위기 타개책을 아시아 시장에서 찾고 있다. ‘아시아 박물관’ 카사 아시아(Casa Asia)는 아시아 주요국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는 침체를 거듭하고, 채무탕감은 쉽지 않아서다. 내수와 고용은 얼어붙었다. 최근엔 현 정권의 부정부패 이슈까지 터져 스페인이 ‘유로존 경제위기의 핵’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스페인은 아시아 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 왜일까.

스페인이 경제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찾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다. 그동안 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친숙한 해외시장에 집중한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특히 스페인 기업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직접 투자, 프로젝트 입찰 참가, 자사 지분 매각을 통한 협력관계 구축 등 다양한 형태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스페인 대표 은행인 산탄데르은행은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 JAC와 합작법인 ‘포춘 오토 파이낸스’를 설립해 올 1월 자동차 금융할부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대수가 미국(1440만대)•유럽연합(EU•1200만대) 시장을 넘어선 중국시장(1900만대)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다.

 
최근 대만 경전철 공사 입찰에 뛰어든 스페인 철도차량 제조사인 CAF는 대만 제2도시 가오슝高雄시 경전철 시공권을 따냈다. CAF가 동아시아 지역의 사업을 수주한 것은 홍콩 지하철•공항철도 차량을 제작한 1996~1998년 이후 두 번째다. 

스페인 정부도 자국기업의 아시아 진출을 적극 돕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와 경제문화 교류증진을 위해 바르셀로나에 아시아박물관 ‘카사 아시아(Casa Asia)’를 설립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카사 아시아에선 올 1월부터 스페인 기업가를 대상으로 아시아 비즈니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도 지원군 역할에 나섰다. 카를로스 국왕이 경제사절단과 인도를 순방한 지난해 10월 스페인의 무역투자진흥기관 ICEX는 인도에서 스페인 투자포럼을 주재해 투자유치활동을 벌였다. 카를로스 국왕은 올해도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꾸려 공식 순방을 추진할 예정이다.

스페인이 아시아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글로벌 연구실) 연구전문위원은 “유럽의 내수와 역내무역 규모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까지 얼어붙었다”며 “스페인뿐만 아니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새로운 활로로 아시아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득갑 위원은 스페인이 아시아에 눈을 돌린 직접적 계기도 언급했다. “스페인은 옛 식민지였던 중남미에서 많은 혜택을 누려왔다. 하지만 중남미는 자원 수출 위주다. 자원 가격이 하락하니까 다른 돌파구를 찾게 된 거다. 게다가 스페인은 농산물이나 섬유산업 비중이 높다. 아무래도 인구가 가장 많은 아시아 시장을 적절한 대안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EU와의 약속에 따라 채무를 탕감해야 하는 스페인의 내수는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시아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숙영 코트라 마드리드 무역관 연구원은 “스페인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한국기업은 이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itvfm.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