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 유행하면 경기침체기

스커트가 짧아지면 불황이다? 립스틱이 많이 팔리면 경기가 안 좋다? 경기를 짐작할 수 있는 속설이다. 최근엔 또 다른 속설이 나왔다. 이른바 ‘캔디컬러’ 효과다. 불황일수록 강렬한 색상의 컬러가 유행을 끈다는 것이다. 무언가 반전을 바라는 소비자의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 최근 들어 강렬한 캔디컬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침체 극복을 바라는 소비자의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미니스커트 효과를 아는가. 경기가 좋으면 긴 치마가 유행하고 나쁘면 짧은 치마가 유행한다는 속설이다. 이와 비슷한 속설이 있는데, 립스틱 효과다. 경기가 나쁠수록 여성의 립스틱 구매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경기가 침체하면 여성들은 값비싼 제품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제품에 눈길을 준다. 싼 가격에도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데다, 남의 이목까지 끌 수 있어서다. 미니스커트나 립스틱이 불황기에 유독 잘 팔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다른 속설이 부각되고 있다. 이른바 ‘캔디컬라 효과’다. 100년 만에 찾아왔다는 극심한 경기침체기에 ‘원색 계열’의 컬러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부터 빨간색·노란색·녹색 등 선명한 색깔의 캔디컬러가 유행이다. 패션업계가 올봄 패션의 키워드를 캔디컬러라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최근 출시되고 있는 의류·가방·신발의 색깔은 대부분 캔디컬러다. 아식스 코리아는 오렌지·옐로·블루·라임 등 총 4가지 색상의 신발 G1’을 출시했다. 캔디컬러 특유의 색감을 사용 봄나들이 의상의 포인트 아이템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캔디컬러로 만들어진 시계·액세서리·안경 등 패션 아이템도 많다. 시계 브랜드 ‘스와치’의 ‘New Gent Lac quered’는 오렌지·블루·레드·핑크·옐로 등 생동감과 청량감을 주는 다양한 캔디컬러의 제품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차분하고 무난한 옷을 즐기던 남성들도 올해는 캔디컬러의 패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최범석 디자이너와 협업으로 캔디컬러 계통의 셔츠와 스키니 팬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제품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남성층의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컬러에서 읽는 경기 불황

CJ오쇼핑 관계자는 “올봄에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캔디컬러는 ‘네온&형광’ 컬러로 대표되는 화려하고 강렬한 색”이라며 “의류뿐만 아니라 가방·신발 등 잡화류에도 광범위하게 유행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봄이면 화사하고 부드러운 파스텔톤이 유행을 주도했는데 올해는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숙 영남대(의류패션학) 교수는 “1960년대 당시 팝아트가 유행하면서 강렬한 컬러들이 많이 등장했다”며 “이 시기에는 경제·문화적으로도 전성기를 누렸던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캔디컬러가 최근 들어 인기가 좋은 것은 경기가 좋았던 시대를 그리워하는 심리작용이 패션에 반영된 것”이라며 “밝고 유쾌한 컬러는 우울한 사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 미니스커트와 립스틱뿐만 아니라 유행하는 컬러에서도 경기를 읽을 수 있다. 캔디컬러에는 우울한 사회적 분위기의 반전과 경기회복을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반영돼 있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ksg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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