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고행과 성찰에 대한 49일간의 기록

▲ 박원순 저서 「희망을 걷다」
옆구리에 흰 비닐봉투를 차고 있는 초췌한 얼굴의 한 남성이 산 정상에서 웃고 있다. 「희망을 걷다」는 책의 표지사진이다. 49일간의 백두대간 종주가 얼마나 힘겨운 여정이었는지 잘 보여준다.

저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그는 2011년 7월 19일 지리산에서 설악산까지 680㎞에 달하는 백두대간 종주에 도전한다. 50대의 나이에 평발이라는 핸디캡이 있음에도 말이다.

저자는 종주기간 고행에 가까운 하루하루를 빼곡히 기록했다. 그래서 힘들었던 여행과정과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자연을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고행의 생생한 기록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백두대간을 종주한 루트까지 나와 있어 여행안내서로 손색이 없다.

여행의 기록만 남긴 건 아니다. 백두대간을 걸으면서 박 시장이 확인한 대한민국의 현실과 애환도 담고 있다. 그는 지역간 불균형 문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연파괴 문제, 여행 도중 만난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느낀 사회문제, 농촌문제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두고 갈등하는 모습도 솔직하게 담고 있다.

박 시장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는 사실을 백두대간 종주를 통해 깨닫는다.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의 답을 찾기 위한 여정에서 그는 ‘질문의 답’을 찾고 정치에 입문한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마주한 고통으로부터 결코 도피할 수가 없었다. 과거에는 억지로 피해왔던 현실이 나의 걸음을 가로막았다. 마침내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했고, 현실은 운명을 바꾸었다. 49일 동안의 산행은 결국 나를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 산에서의 긴 성찰이 없었다면 어찌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겠는가.”

책은 박 시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한 이유와 그 과정에서의 심경변화를 밝히고 있다. 특히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주고받은 e-메일을 공개하면서 정치입문 과정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전하고 있다.

백두대간 종주 과정에서 서민의 아픔을 체험해서일까. 박원순 시장은 취임 후 서민과의 소통을 유독 강조했다. 취임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면서 시민에게 알렸을 정도다. 67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그는 요즘도 트위터를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그의 트위터엔 하트가 넘친다. 친근한 모습으로 소통을 하며 팔로워에게 하트를 날리기도 한다. 기존 정치인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액션만이 아니다. 그의 서민정치는 알찬 열매를 맺고 있다. 취임 첫날 59만명의 아이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행한 그는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시행했다. 서울시의 비정규직 62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이 책을 정치인에게 특별하게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어차피 읽을 생각이 없을 것이다. 다만 이것만은 권한다. 백두대간 종주에 도전해 보라는 것이다. 박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북 에디터 한마디

정치적인 성향에 상관없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책 곳곳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귀가 많아서다. “진정 원하는 것을 꿈꾸고 일단 저질러라.” 백두대간 종주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과감히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고민하고 희망을 꿈꾸는 박원순 시장의 모습은 큰 교훈을 주기 충분하다.

 

 

「30일 인문학」
이호건 저 | 21세기북스
샐러리맨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치열한 경쟁, 매일 이어지는 야근, 나만 괴롭히는 것 같은 상사, 불확실한 미래까지 직장인을 힘들게 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이 책은 인문학을 통해 주어진 삶에서 의미를 찾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직장인이 경험하는 문제에 대해 철학자들의 주장과 이론을 이용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또한 각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고 있다.

 

 

 

「현미채식 다이어트」
안재홍·백운경 저, 황성수 감수 | 청림라이프
봄이 성큼 다가왔다. 겨우내 늘어난 체중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이어트에서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식이요법이다. 이 책은 현미채식 다이어트의 비결과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현미채식 다이어트에 참가한 사람들이 체험한 몸의 변화와 경험담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책에서 알려주는 5주간의 현미채식 다이어트 식단과 프로그램만 실천해도 체중조절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적의 칼로 싸워라」
이명우 저 | 문학동네
‘혁신’은 모든 산업의 트렌드가 됐다. 특히 무한경쟁을 하는 기업에게 ‘혁신’은 무엇보다 중요한 키워드다. 이 책은 혁신의 본질은 ‘다름’이라고 정의한다. 차별화 방법을 통한 성장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저자가 현장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과 체계적인 경영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기존 시장과 경쟁사의 전략과 전술 등을 새롭게 해석해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ksg0620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