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이탈리아 총선 결과 민주당이 내각 구성에 실패하면서 정치권이 혼돈에 빠졌다. 미국에선 우려했던 대로 시퀘스터(미국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가 발동됐다.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악재가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조정 시점마다 주식비중을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월 20일 이후 7거래일째 2000포인트 초반대를 맴돌고 있다. 투자자의 관심은 이탈리아 총선 결과, 미국의 시퀘스터 등 글로벌 악재를 이겨내고 코스피가 상승세를 탈지에 쏠리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글로벌 경제이슈와 국내 증시에 대해 물었다.

✚ 이탈리아 총선 결과 지금까지 해왔던 긴축재정과 경제개혁이 무위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총선의 결과는 긴축일변도 정책에 대한 유로존의 여론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리스 2차 총선 때와 같은 혼란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와 달리 이탈리아의 이슈는 유로존 탈퇴가 아니다. 게다가 혼란을 막을 안전장치도 있다.”

✚ 어떤 안전장치를 말하나.

“지난해 9월 유럽중앙은행(ECB)이 실시한 무제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OMT)이다. 이탈리아가 긴축안을 파기하지 않는 이상 ECB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말한 대로 ECB 지원의 전제조건은 긴축안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로 긴축안이 파기될 수도 있는 상황 아닌가.

“물론 긴축정책이 중지되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긴축안이 폐지될 경우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ECB의 지원이 끊길 수 있다. 3~4월 국채만기도래가 몰려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시나리오로 흘러가면 파국이라는 부메랑을 맞을 수밖에 없다.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끝내겠다는 포퓰리즘성 공약을 남발했지만 현실적으로 이탈리아 정치권이 이런 파국을 선택하진 않을 것이다.”

✚ 미국에서는 여야의 협상 불발로 시퀘스터가 발동됐다. 한국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없나.

“시퀘스터의 발동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0.6%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단기적으로 시퀘스터에 들어가더라도 5월 미 의회 예산협상에서 새로운 예산안이 발표되면 부정적 효과를 만회할 것이다.”

 
✚ 이탈리아 총선, 미국의 시퀘스터, 중국의 양회 등 글로벌 이슈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3월, 코스피는 어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 참고: 양회는 중국 최고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과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뜻한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의회 발언을 통해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 지속시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유동성 장세’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증세와 재정지출 삭감으로 생산·수요가 예상치를 밑돌거나 원·엔 환율 급락으로 1분기 기업이익이 저조할 경우 증시 상승폭은 줄어들 것이다.”

✚ 투자자들에게 투자전략을 추천한다면.

“길게 봤을 때 지금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매력도가 엇갈리는 시점이다. 곧 채권투자 자금이 주식으로 옮겨가는 ‘대전환’이 발생할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조정 시점마다 주식비중을 늘리는 게 좋다. 단기적으로는 1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IT·금융·유틸리티와 같이 실적 전망치가 괜찮은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 | @stones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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