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서 떠오르는 별 ‘주렙’

미국의 한 스타트업 기업 ‘주렙’이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창투사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아 화제다. 흥미로운 점은 주렙의 업종이 ‘뷰티’로 특이하지 않다는 거다. 사업방식도 e-커머스 기반으로 남다르지 않다. 벤처투자업계가 이런 주렙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뭘까. 답은 주렙 창업자 제인박의 경력에 있다.
 

▲ 뷰티라는 대수롭지 않은 업종에 진출해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한인사업가 제인박이 요즘 실리콘밸리를 들끓게 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회사가 ‘스타트업’ 뷰티기업에 거액의 투자를 단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 업체 매브런과 안드레센 호로위츠는 뷰티 전문업체 주렙 103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이들이 거액의 판돈(Big Bet)을 걸고 있다며 보도했다.

미국의 유명 영화제작자 제임스라시터, 비욘세의 남편인 힙합가수 제이지의 레코드회사 락네이션 등 합작 벤처회사도 주렙에 투자자로 나섰다. 창립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소규모 뷰티업체가 실리콘밸리의 유명 캐피탈업체로부터 러브콜을 잇달아 받은 이유가 도대체 뭘까.

주렙의 창업자 제인박의 경력을 보면 답이 나온다.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자란 한인사업가 제인박은 프린스턴대를 거쳐 예일대에서 법학학위를 취득했다. 스타벅스 개발 담당 이사직도 역임했다. 주렙에 거액을 투자한 매브런은 스타벅스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 회장이 운영하는 벤처캐피탈 회사다.

 
그렇다고 제인박이 인맥으로만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건 아니다. 제인박이 밑바닥부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덕분에 가능했다. 2007년 스타벅스를 떠난 제인박은 미국 시애틀 지역에 네일살롱을 오픈하면서 뷰티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스타벅스에서 얻은 경험을 십분 활용했다. 네일살롱에 커피숍 분위기를 도입한 것이다. ‘신기한 네일살롱’이라는 입소문이 퍼졌고, 다음 아이템이었던 온라인 미용재료 판매 쇼핑몰도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세社勢가 커진 2011년 8월 제인박은 매니큐어 제품을 중심으로 마스카라•립글로스•페이스스크럽까지 다양한 뷰티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주렙’을 창업했다.

섭컴 전략으로 고객 끌어 모아

주렙의 제품은 론칭 초기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화장품 방부제라고 불리는 ‘파라벤’을 사용하지 않은 186개 색상의 매니큐어와 뷰티제품 52개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마케팅 능력도 탁월했다. 주렙은 한달에 19.99달러만 내면 매니큐어와 화장품이 가득 담긴 ‘주렙 메이븐 박스’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펼쳤다. 최근 유행하는 ‘섭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섭컴)’ 전략을 쓴 것이다. 섭컴은 연 또는 월단위로 일정금액을 내면 해당업체로부터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신개념 판매방식이다. 주렙은 섭컴 방식으로 ‘메이븐 박스’를 판매해 지난 한해 30만명 이상의 구입자를 모았다.

투자사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제프 조단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주렙의 사업전개방식에 희망을 걸고 있다”며 “뛰어난 제품과 섭컴의 절묘한 조화는 혁신적이다”고 평가했다. 제인박은 “주렙은 다른 업체와의 경쟁하기보다는 e-커머스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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