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메타포’로 세상과 소통
미국 LA 스테이플센터에서 올 2월 11일(한국시간) 열린 55회 그래미시상식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시상식에서 수많은 음악 거장의 퍼포먼스는 그래미시상식의 명성을 증명했다. 특히 이번 시상식의 백미는 ‘베스트 어반 컨템포러리 앨범상’을 거머쥔 신인 R&B가수 프랭크오션의 무대였다.
그의 신선하고 파격적인 무대연출은 보수성향의 그래미시상식을 도발했고, 그를 좋아하는 팬들은 열광했다. 프랭크오션의 데뷔앨범은 2012년 발표한 ‘Channel Orange’다. 이름처럼 오렌지색을 커버로 만든 데뷔앨범에는 하얀색 글씨로 Channel Orange라고 쓰여 있다. 음악이 주는 강렬한 인상만큼이나 눈에 띄는 앨범 커버다.
그는 이 앨범 하나로 미국 음반시장을 단숨에 석권했다. 빌보드 힙합•R&B 차트 1위, 앨범차트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유명 음악잡지 피치포크와 영국 일간지 가디언지는 프랭크오션의 앨범을 ‘만점’으로 평가하는 등 찬사를 퍼부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들의 평가는 그를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프랭크오션이 R&B계의
신예스타이자 거장으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대체 그의 음악적 매력이 무엇이기에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프랭크로션의 보컬라인과 멜로디라인은 달콤하고 진하다. 1집 앨범의 대표곡인 ‘Think in bout you’는 몽환적인 비트와 처절하면서도 간드러진 창법이 돋보인다. 프랭크오션은 다른 가수와 마찬가지로 사랑 노래를 많이 부른다. 하지만 같은 사랑노래가 아니다. 표현방식이 독특하다. 같은 주제의 노래를 불러도 그만의 상징과 비유가 넘쳐난다. 듣는 이로 하여금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준다. 주관에 따라 감정이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파격적 무대연출 선보인 프랭크오션
‘Thinkin bout you’의 가사를 보자. “토네이도가 내 방에 몰아쳤어. 네가 오기 전에. 엉망이 돼 버린 걸 용서해줘. 보통은 비가 오지 않아. 내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지 않아. 하지만 네 생각만 하면 쏟아질 때가 있어(A tornado flew around my room before you came. Excuse the mess it made, it usually doesnt rain. In Southern California, much like Arizona. My eyes don't shed tears, but, boy, they bawl).”
You're my shrink for the hour. Leave the meter running. Its rush hour. So take the streets if you wanna Just outrun the demons, could you? He said allahu akbar, I told him dont curse me But boy you need prayer, I guess it couldnt hurt me. If it brings me to my knees. Its a bad religion).”
그는 자신의 처한 환경을 악마로 상징하면서 택시기사에게 넋두리를 늘어놓는 화법을 사용한다. 사랑을 나쁜 종교에 비유한 극단적인 설정에서 프랭크오션만의 탁월한 감성이 드러난다. 현대사회의 허영심을 꼬집은 ‘Super Rich Kids’라는 곡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유년 시절 그가 LA에서 거주할 때 부자동네를 바라보며 날카롭게 꼬집고 있는 곡이다.
데뷔앨범 한장으로 대중 사로잡아
“너무 자주 있는 가정부들, 너무 자주 부재 중인 부모님들, 너무 자주 몰래 몰아본 아빠의 차. 너무 잦은 선의의 거짓말과 하얀 줄(마약)들. 풀리지 않는 문제뿐인 슈퍼 갑부 아이들. 가짜 친구들밖에 없는 슈퍼 갑부 아이들(Too many bottles of this wine we can't pronounce. Too many bowls of that green, no lucky charms. The maids come around too much Parents aint around enough. Too many joy rides in daddys jaguar. Too many white lies and white lines Super rich kids with nothing but loose ends. Super rich kids with nothing but fake friends).”
프랭크오션은 이곡을 통해 생각 없이 흥청망청하는 갑부와 그의 아이들에게 조롱을 퍼붓는다. 프랭크오션은 데뷔와 동시에 커밍아웃을 선언했다. 하지만 팬들은 이런 소식에 실망하기는커녕 더 많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의 독특한 취향이 독특한 가사로 이어질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이정윤 패션 음악 전문 기자 webmast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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