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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침한 거리였던 LA 라이브는 온리원 전략으로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오래된 건축물이 많아진 일정공간을 재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도심재개발의 표본은 미국 ‘LA 라이브’다. 이곳은 2005년까지 주차장이나 빈 땅으로 방치된, 그야말로 부랑자가 모이는 음침한 거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연간 1500만명이 찾는 LA의 최고 관광명소가 됐다.

LA 라이브는 3년여에 걸쳐 개발비용 25억 달러(약 2조7000억원)가 투입된 복합문화공간이다.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를 모델로 개발됐다. 각종 레스토랑과 영화극장 그리고 고급호텔•콘도 복합건물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복합문화로 승부 건 LA 라이브

지금까지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의 면모를 살펴보면, 그래미 박물관, 스포츠채널 ESPN 지국, 프로농구팀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인 스테이플스센터, 최신식 영화관, 그래미상 시상식 때 각종 이벤트가 열리는 ‘노키아 극장(Nokia Theatre)’과 ‘클럽 노키아(Club Nokia)’, 제니퍼 로페즈가 소유주인 ‘Conga Room’ 나이트클럽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별 대표주자가 한데 모여 있다. 리츠칼튼•메리어트호텔과 나이트클럽, 바(bar), 15개 유명 카페와 레스토랑도 둥지를 틀고 있다.

그래서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 지역에서 관람하고, 먹고, 즐기고, 숙박까지 원스톱(one stop)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개발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들어설 문화공간이 더욱 기대된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로 보인다.

LA 라이브의 개발전략은 온리원(Only One)이다. 오로지 LA에서만이 가능한 콘텐트를 모아 모아 전 세계를 상대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NBA 경기•에미상•그래미상 등 시상식 행사를 중심으로 고급 콘텐트를 보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 전 세계에서 LA 라이브밖에 없다는 전략이다.

일본의 ‘롯폰기힐스’도 도심재개발 프로젝트의 성공모델 중 하나다. 땅 주인이 5000명에 달하는 롯폰기힐스는 1000번이 넘는 개발회의를 거쳐 재개발에 성공했다. 공사기간은 3년여가 걸렸다. 무려 10년이 넘는 기간 지주와 세입자를 설득해 최상의 보상을 받게 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롯폰기힐스가 각광을 받는 것은 이처럼 힘든 개발과정을 지혜롭게 해결하고 극복한 데 있다. 또한 개관 이후에도 모든 시설을 100% 임대운영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분양 이후 손을 떼는 한국의 개발업자들과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 LA 라이브와 일본의 롯폰기힐스 성공사례를 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양쪽 모두 도심 재개발이다. 둘째는 주관사가 모든 시설을 임대•관리한다는 점이다. 셋째는 온리원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한다면 복합문화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롯폰기힐스 개발 회의만 1000번

초고층 빌딩이 높거나 거대하다고 도심재개발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하드웨어를 가지고 경쟁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전세계 관광객이 자발적으로 가고 싶은 관광명소로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일류 관광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다.

서울 도심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개발방식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잡음이 들려온다. 어떤 콘셉트로 재개발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하나를 개발하더라도 제대로 개발해야 한다. 이런 도심재개발 사업의 성공여부가 온리원 콘텐트 제공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LA 라이브, 롯폰기힐스가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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