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어주는 그림

▲ 박춘매 ‘부암동 골목길에서 봄을 보다’ 45,5×33.4㎝, watercolor on arches

꽃망을 터질 때 나던 소리

광화문에서나
세종로에서
혹은
경무대 어귀에서

당신은 들었을 것이다
총의 격발을
억누르듯
차마 그 어떤 소리로도
막을 길 없었던
꽃망울 터질 때
나던 소리를

당신은 보았을 것이다
이파리를 뜯기고
가지를 찍힐수록
곧게 솟아오르던 나무가
태양을 사모하여
마침내
꽃망울을 터뜨렸을 때
몰아치던 꽃망울을

당신은 알았을 것이다
숨을 사렸던 강물이
둑을 밀어치듯
꽃망울이 터질 때
아무런 담장도 소용없는
그것은
하늘의 뜻인 것을


그림 | 박춘매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 개인전 6회, 단체전 다수 전시
- 전 인덕대학 출강
- 현 한국미술협회, 홍익루트, 한국야외수채화가회 회원


시 | 김광림
- 1929년 함경남도 원산, 忠男이 본명이며, 光林은 필명
- 1992년 제28대 한국시인협회장 역임
- 주요 수상경력 : 한국시인협회상(1973), 地球賞(1996, 일본),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1999), 靑馬문학상(2009)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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