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4대 그룹 순익 30대 그룹의 80%

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하 기업집단) 수와 계열사가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경제민주화 열풍이 맞물려 기업들이 합병·지분매각 등 구조개편과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삼성·현대차 등 상위 4대 기업집단과 나머지 기업집단간의 자산과 순이익 격차가 더욱 커져 기업집단 내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4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상호출자제한 대상이 된 기업집단은 62개로 지난해보다 1개 감소했다. 공정위가 매년 4월 신규 지정하는 기업집단은 계열사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보험사의 다른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또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등 각종 공시의무가 부과된다. 기업집단 중 삼성(이건희 회장), 현대차(정몽구 회장) 등 총수가 있는 민간 기업집단은 정부가 인정하는 ‘재벌’로 여겨지고 있다.

올해는 대한전선·유진·한국석유공사가 자산기준 미달로 기업집단에서 제외됐고, 한솔·아모레퍼시픽이 새롭게 포함됐다. 2009년 4월 현행 지정기준이 도입된 이후 기업집단 수가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도 1768개로 지난해(1831개)보다 63개가 줄었다. 계열사 수 감소도 2009년 이후 최초다. 평균 계열사 수도 28.5개로 지난해(29.1개)보다 0.6개 줄었다.

민간 기업집단 내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30대 민간 기업집단 중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기업집단의 자산규모는 올해 715조원에 달했다. 이는 30대 기업집단의 자산총액 1295조원에서 55.3%를 차지는 규모다. 2009년 49.6%에 비해 5.7%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재계 1위 기업집단으로 불리는 삼성은 사상 최초로 자산총액 300조원을 돌파했고, 현대차·SK·LG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자산 기준으로 5~10위인 중위 기업집단(롯데·현대중공업·GS·한진·한화·두산)이 30대 민간 기업집단의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6.6%에서 올해 23.4%로 줄었다. 같은 기간 나머지 11~30위 하위 기업집단의 비중도 23.9%에서 21.4%로 감소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기업집단의 당기순이익은 30대 기업집단 총 순이익(57조3000억원)의 79.8%인 4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70.5%에서 무려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반면 중위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2009년 30.2%에서 올해 16%로 떨어졌고, 하위 기업집단의 비중은 4.3%에 불과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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