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희의 Let's make money | 셰일가스 종목에 없는 두가지

▲ 세일가스는 대장주가 없어서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지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게 투자자들의 고민이다.

테마주가 형성될 땐 일정한 공식이 있다. 대장주가 먼저 깃발을 들면 후발주자가 따라오는 형세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테마주는 그렇지 않다. 같은 계열의 테마주라도 대장주->후발주자순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셰일가스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선 필요한 것이 많다. 물과 공기는 기본, 각종 에너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에너지원은 물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의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를 대신 할 대체에너지를 발굴 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풍력•태양열•수력 등 여러 대체에너지가 만들어졌지만 석유만큼의 효과는 아직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정부는 보다 강한 에너지원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부각되는 새 에너지원은 셰일가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대선기간 중 ‘셰일가스’의 육성을 주요 정책분야로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4일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는 향후 100년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가스자원(셰일가스)이 있습니다. 그것을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겁니다.” 중국 정부도 최근 셰일가스 개발에 2조원을 투입했다. 일본의 움직임 역시 미국, 중국과 다르지 않다.

▲ 세일가스 관련주가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투자를 할 땐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잘 따져야 한다.
셰일가스는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 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다. 이를테면 지표면 아래에는 모래와 진흙이 굳어진 ‘셰일층’이 있고, 이곳에서 다양한 천연가스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암석을 뚫고 지표면으로 이동하는 게 전통가스이고 불투과 암석층에 막혀 셰일층에 잔류한 것이 셰일가스다. 셰일가스는 1800년 대 처음 발견됐다. 하지만 미흡한 시추 기술과 채굴시 발생하는 과다 비용 탓에 초기엔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셰일가스의 생산이 본격화된 것은 채굴 기술이 진일보한 2000년대 들어서다.

셰일가스의 조성방법은 천연가스와 비슷해 난방용•연료용•석유화학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전세계가 59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막대한 양이 지구상에 매장돼 있다. 미국과 중국의 보유량이 가장 많다. 셰일가스가 개발돼 새로운 에너지원 역할을 한다면 2030년부터는 석탄을 제치고 석유에 이어 세계에너지원 2위가 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셰일가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는 미국의 셰일가스 수입문제를 본격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셰일가스 확보에 나선 기업은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 등 자원 관련 공기업이다. 하지만 이들의 투자재원은 미국의 엑슨 모빌, 중국의 시노 펙, 일본의 미쓰이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공기업•민간기업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셰일가스의 개발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민간협의회를 운영해 세일가스 개발~액화~도입과정을 연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부는 또한 국내에 들어올 세일가스의 저장 인프라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가스공사는 삼척 LNG 4번째 생산기지에 이어 5번째 기지 건설사업도 2013년도에 착수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새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셰일가스

박근혜 대통령은 올 5월초 첫 해외순방지로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3차 핵실험과 UN 제재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 위기상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제외하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는 알기 어렵다. 구체적인 어젠다가 나오지 않아서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벌써 출렁인다. 불확실함 속에서 꽃이 피어나듯 말이다. 이유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모른다는 ‘카더라 통신’에 있다. 지하자원이 빈약한 우리로선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슈지만 이는 소설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이 벌써 흔들리는 걸 보면 ‘소문에서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증시격언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여기서 이상한 게 있다. 지금은 준準전시사태나 다를 바 없다. 풀어야 할 남북문제가 많음에도 주식시장은 이미 해답을 찾은 듯 미동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셰일가스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빨라도 너무 빠르다. 양국 정상이 협상테이블에 앉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셰일가스 관련 부분이 주요 어젠다로 설정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찌 됐든 요즘 떠오르는 셰일가스 관련 종목은 복합화력발전에 쓰이는 폐열회수장치 업체인 ‘비에이치아이’와 셰일가스가 이동하는 강관의 수출업체 세아제강, 가스시추용 감속기 제조업체 우림기계, SH에너지화학 등이다. 이밖에도 2014년까지 LNG 복합화력발전소 3곳을 건설할 예정인 SK E&S와 SK, SK가스도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로선 어떤 기업을 선택할지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요즘 주식시장에선 같은 계열의 테마가 함께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셰일가스 관련 내용이 부각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는다면 대장주가 만들어지고, 후발주자가 따라가야 하는데, 그런 흐름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셰일가스 종목이 떠올라도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같은 계열의 테마 함께 움직이지 않아

 
특히 코스닥 시장의 흐름이 안정적인 ‘우상향’을 띠고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자로선 더욱 힘들지 모른다. 물론 주식시장의 방향이 급락과 급등 없이 흘러가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데이트레이딩을 즐기는 투자자는 이런 상황이 마뜩지 않을 수 있다. 주식시장이 일정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면 수익을 만들 만한 구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등락을 많이 할수록 주식시장이 살아 있는 것이고, 그에 따라 수익구조가 형성될 여지가 많다.

이런 때는 셰일가스 종목의 내재적 가치를 충분히 따져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데, 바로 거래량과 수급이다. 거래량과 수급이 실망스럽다면 투자가치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SK에너지화학을 제외하곤 거래량과 수급이 괜찮은 셰일가스 종목은 거의 없다. 셰일가스 종목 투자에 아직은 신중함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항상 먼저 생각해야 하고 먼저 움직여야 한다. 셰일가스 종목에도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볼 만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테이블에 앉기 전에 선취매의 전략을 펼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때론 스릴 넘치는 주식게임이 높은 수익률을 담보하기도 한다.
이난희 이난희아카데미 대표 nanilee04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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