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째 맞은 서울 커피엑스포 Repo

경기침체의 늪이 깊어져도 위축되지 않는 분야가 있다. 커피시장이다. 특히 국내가 그렇다. 국내 커피시장은 해마다 20%씩 성장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서울 커피 엑스포는 활력이 넘쳤다. The Scoop가 커피엑스포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커피시장 최근 트렌드도 짚었다.

▲ 올해로 2회째를 맞는 2013커피엑스포는 행사 첫날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4월 11일 목요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 오전 10시 이른 시간부터 전시장 앞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한국커피연합회와 코엑스가 공동 주관하는 ‘2013 서울커피엑스포’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전시 기간은 올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첫날은 비즈니스데이로 일반 바이어와 관련 산업종사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커피엑스포의 열기는 첫날부터 뜨거웠다. 1만명의 사전 등록자 외에도 현장 등록을 위해 줄을 선 이들로 가득했다. 올해로 2회째인 커피엑스포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김민주 커피엑스포(홍보사무국) 실장은 “지난해 커피엑스포와 비교했을 때 참가사가 약 170% 늘어났다”며 “참여를 원하는 업체들이 많았지만 부스예약이 조기 마감돼 신청을 모두 받을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커피 엑스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커피 산업 전반에 걸친 업체들의 다양한 참여다. 커피원두 같은 원재료부터 커피 그라인더·로스터·커피머신 등과 같은 시설·장비 업체와 파우더·시럽 등의 부자재 취급 업체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많이 눈길을 끈 것은 ‘커피 로스터기’ 생산업체의 부스였다. 로스터기 전문업체 ‘이멕스’, 네덜란드 로스터기 기센을 수입하는 ‘기센코리아’ 등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전시장 중앙에는 국내 로스터기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는 로스터기(프로스타) 전문 생산업체 ‘태환자동화산업(태환)’이 커다란 부스를 마련하고 있었다. 태환은 1990년대 초반 ‘곡물볶음기’를 시작으로 로스터기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업체다.

요즘 트렌드는 직접 원두 볶는 것

그런데 세계 최고 품질로 평가받는 이탈리아산과 비슷한 성능의 로스터기를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가격에 판다. 이 업체가 국내 로스터기 시장 70%를 장악하고 호주·중국 등 해외시장에까지 진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카페 로플라’의 유형선 사장은 “태환은 로스터기 업계의 ‘삼성’으로 통한다”며 “우리가 커피 로스팅 과정을 소비자가 볼 수 있는 신개념 커피 로스터기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태환의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피 분쇄기인 그라인더와 커피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커피머신 업체도 상당수 참여했다. 특히 필립스 커피머신기 세코(SAE CO), 호주의 브래빌(Braville), 이탈리아의 사브(SAB), 스위스의 프랑케(Franke) 등의 유명 커피머신 수입업체가 참여해 홍보 각축장을 펼쳤다.

수많은 방문객이 이들 업체가 생산하는 커피머신의 성능을 꼼꼼히 확인하고 기계에서 직접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시음했다. 커피숍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방문객은 “최근 들어 커피머신 종류가 다양해져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는데 커피엑스포 덕분에 제품을 결정할 수 있을 듯하다”며 빙그레 웃었다.

커피하면 원두다. 원두맛이 좋아야 커피맛이 좋아진다. 좋은 품질의 원두가 커피맛의 80%를 좌우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이 때문인지 커피엑스포에는 상당히 많은 원두 판매업체가 참여했다. 1990년대 초부터 원두를 볶기 시작한 ‘주노커피’도 참여했다. 주노커피는 1년에 10t가량의 원두를 볶아 납품하는 업계의 숨은 강자다.

전라도에 본사가 있는 주노커피는 커피전문점 ‘케냐 에스프레소’의 프랜차이즈 사업도 하고 있는데, 전라도에만 90개가 넘는 매장이 있다. 주노커피 관계자는 “20년 넘게 커피만 볶으며 한 우물을 판 기업이 바로 주노커피”라며 “3년 전에는 ‘이탈리아 커피협회에서 인증하는 원두를 수입해 로스팅해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원두와 블렌딩 기술이 남다르다 보니 납품 업체와 커피 점포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서울 도심 지역 등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해 홍보를 위해 참석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유명 원두커피 브랜드 다비도프의 제조사 ‘치보’가 내놓은 캡슐 커피머신 카페시모의 부스 반응은 뜨거웠다. 치보사의 국내 공식 수입 업체인 성유엔터프라이즈의 최훈경(영업팀) 부장은 “2008년 처음 카페시모를 선보인 후 매년 판매량이 100%가량 늘어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지난해에만 2만대의 머신을 팔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해마다 20~30%의 성장세를 보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네슬레(네스카페)가 최근 커피믹스 대신 캡슐커피 ‘돌체구스토’에 주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치커피 관련 업체도 눈에 띄었다. 더치커피 기구를 취급하는 업체만 4곳이 참여했다. 더치커피는 고온에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음료와 달리 찬물에서 오랜 시간 내린다. 카페인양이 적고 향이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국내 더치커피 기구 제작업체 ‘커피아르케’의 신진우 주임은 “2011년 대비 지난해 더치커피 기구 판매량이 5배 정도 늘어났다”며 “아직은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낮지만 더치커피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숍의 최고 과제는 맛있는 커피를 출시하는 것만은 아니다. 다양하고 맛있는 사이드 메뉴를 내놓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커피 엑스포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느껴졌다. 주서기와 제빙기 관련 업체도 대거 참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람회 한편에 눈이 내리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제빙전문업체 스노우폴이 이목을 끌었다. 스노우폴은 빙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업체다. 홍대의 유명 빙수집인 ‘경성팥집’, 서래마을 ‘담장옆에국화꽃’ 등 내로라하는 눈꽃빙수 맛집은 스노우폴이 제작한 제빙기를 사용한다. 수도와 연결해 버튼만 누르면 눈꽃얼음이 자동으로 갈려 나오는 신개념 제빙기다. 흥미로운 콘셉트 덕분인지 “하루에 전기료는 얼마예요” “각얼음도 갈 수 있나” 등 방문객의 질문이 쏟아졌다. 안현진 스노우폴 본부장은 “최근 눈꽃빙수 열풍이 불면서 스노우폴의 제빙기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며 “박람회가 오픈된 지 2시간 만에 370만원짜리 수냉식 제빙기가 2대나 나갔다”고 말했다.

캡슐·더치커피에 관심 쏟아져

스페인 주서기 전문업체 ‘주멕스’도 관심을 받았다. 오렌지 모양의 바(Bar)에서 직원이 주서기로 직접 갈아 만든 레몬·오렌지주스의 시음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독특한 외관에 호기심을 내비치는 방문객도 적지 않았다. 주멕스 스페인 본사에서 나온 마리아 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담당 매니저는 “오렌지·감귤·자몽 등 시트러스류 과일의 100% 천연과즙을 뽑아낼 수 있는 주서기”라며 “미국·멕시코와 중동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시트러스류 과일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웰빙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잠재력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커피엑스포는 알찼다. 커피사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업체가 골고루 참여했기 때문이다. 행사장 곳곳에서 열린 ‘바리스타 대회’ ‘세미나’도 볼거리와 교육거리를 제공했다. 다만 1회 때보다 시식행사를 진행하는 업체가 줄어든 점은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한 방문객은 “지난해 커피 엑스포에 참여했을 때는 무료 시식 같은 참여 행사가 많았는데 올해에는 규모는 커졌지만 소소한 재미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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