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MPK그룹 정우현 회장

피자업계에도 토종브랜드가 있다. ‘미스터피자’다. 토종브랜드라고 국내에만 안주하는 건 아니다. 최근엔 중국시장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 향후 5년 안에 미스터피자 매장 1000곳을 만드는 게 목표다. 올해 3월 8일 문을 연 미스터피자 상하이上海점은 출발점이다. 미스터피자의 모회사 MPK그룹 정우현 회장을 만났다. 

▲ 정우현 MPK그룹 회장은 피자가 한국에서 패스트푸드로 불리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중국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지난 12년간 시장 변화를 지켜보고 적응방식을 모색하면서 많은 비용을 치렀습니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차이나 MPK’ 도약의 원년으로 삼으렵니다.”

‘미스터피자’ 브랜드로 국내 피자 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정우현 MPK그룹 회장은 “국내에 미스터 피자 점포가 400개인데 중국에는 4000개를 가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미스터 피자가 중국에 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2000년. 현재 중국에만 25곳의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까지 12년간이 현지시장 탐색기라면 올해는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원년인 셈이다. 그는 올 3월 8일 중국 상하이上海에 미스터피자 1호점을 내며 중국사업에 다시 힘을 싣기 시작했다. ‘지금부터의 도전은 중국시장’이라는 정우현 회장을 서울 서초구 MPK그룹 본사에서 만나봤다.

- 정말 바쁘게 사는 것 같다.
“바쁜 게 팔자인가 보다. 정월 대보름(정 회장은 쥐띠)에 태어났는데 한시도 안 바쁜 날이 없다. 기사도 없이 승용차를 직접 몰고 다닐 정도다.”

-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정성을 쏟기 시작한 듯하다. 올 들어 몇번이나 다녀왔나.
“몇번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잠깐 다녀오는 경우도 있고…. 일일이 세보기 힘들 정도로 많이 오갔다. 중국은 생소한 시장이다. 그래서 점포 하나를 개설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점검하고, 확인하고, 결정하는 데까지 신경이 많이 쓰인다.”

- 중국 현지에서는 어떤 부분을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가.
“로케이션이다. 외식사업은 첫째도 로케이션, 둘째도 로케이션이다. 좋은 장소를 선택하면 절반 이상은

 

 성공이다. 좋은 장소를 선택하지 못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신통치 않다. 다만 로케이션 형태가 한국이랑 다르다. 중국 1호점은 베이징北京 조양구의 한 골목에 열었다. C급 정도 되는 위치였지만 사무실 역할도 할 겸 매장을 열었다. 그런데 개점하자마자 중국의 유력 신문 북경만보에서 ‘최우수 피자점’으로 선정했다. 현지 소비자의 피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다.”

- 로케이션 선정에 실패한 경험도 있나.
“많다. 특히 중국은 우리와 사회체제•문화가 다르다. 한국식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시장에 접근한 것이 13년 전인데 성공한 만큼 실패한 곳도 많다.”

- 실패담을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1호점 성공 이후 다른 위치를 빨리 찾아야 했는데 감이 안 잡혔다. 그러던 참에 현지 담당자가 다급하게 전화를 해 왔다. 아이스링크까지 있는 대형 쇼핑몰 2층에 좋은 자리가 났다면서 말이다. 현지 담당자는 ‘머뭇거리지 말라’고 했고, 실제로 곧바로 투자했다. 그런데 이 매장은 개점식 행사 후 곧바로 닫았다. 쇼핑몰 주변과 입구 환경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인구가 많은 곳에도 매장을 내봤다. 중국 톈진天津 난징로에도 매장을 낸 적이 있다. 사람이 많으니 장사가 잘 될 것이라 생각하고 개점했다. 그런데 단지 사람만 많을 뿐 실제 구매고객이 없었다.”

중국에선 한국식 전략 안 통해

- 중국에서 점포수를 넓히려면 자본•인력이 많이 필요할 텐데.
“맞다. 우리가 중국에 12년간 투입한 자본금이 베이징 법인 350만 달러에 상하이 법인 500만 달러 정도다. 한국 같으면 자본금을 바탕으로 현지 금융을 활용하면 되는데 중국에선 쉽지 않더라. 다행히도 미스터피자의 가치와 잠재력에 주목하는 중화권 자본이 많았다. 그래서 합작 파트너를 구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현재 중국의 완다그룹•백련그룹 등 부동산 개발회사와 손잡고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 그쪽이 먼저 미스터피자를 지목해 접근하는 것인가
“양쪽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거다. 우리는 중국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싶고, 그쪽은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대적할 수 있는 ‘경쟁 브랜드’를 발굴할 필요가 있었을 거다. 실명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최근 중국의 거대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본사를 방문해 자신들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비즈니스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인프라는 자신들이 다 마련해 놨으니 ‘숟가락만 얹어라’는 제안이었다.”

 
- 미스터피자는 업태상 맞춤형 인력이 필요하지 않나. 교육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했는가.
“중국 미스터피자에서 일하는 직원은 가급적 한국을 아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한다. 특히 미스터피자를 안다면 더 좋다. 지금 한국에 유학 온 중국인 학생들이 대략 8만명 정도로 알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졸업해 중국으로 돌아가기까지 미스터피자를 한번쯤은 만날 것이다. 그들 중에는 미스터피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이들이 원한다면 일정 기준을 마련해 미스터피자 중국 비지니스의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 이들이 ‘한국 유학을 통해 미스터피자를 만난 것이 커다란 행운’이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 화제를 돌려보자. 국내 소비자는 피자를 패스트푸드쯤으로 인식하는데, 아쉬운 점은 없는가.
“왜곡된 부분이 있다. 피자는 원래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음식이다. 이것이 대중화 과정에서 ‘공장화•대량화’됐다. 당연히 도우(피자의 형태를 만들어주는 빵)가 준비돼야 하고, 그러다 보니 냉동도우가 탄생한 거다. 하지만 맛의 본질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 한때 얇은 도우가 소비자의 입맛을 자극한 적이 있다. 우리도 냉동 도우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그런 식의 접근은 미스터피자의 철학과는 맞지 않는다. ‘발상을 바꾸자. 얇은 생도우를 만들어 내자’고 요구했다. 결국 얇은 생도우를 수타하고 저글링해서 석쇠에 구워내는 미스터피자의 방식은 다른 회사가 결코 흉내 내지 못하는 특징이 됐다. 소비자들도 이 점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다.”

凡중국자본, 미스터피자에 관심

- 피자라는 제품의 본질을 되찾아줬다는 의미로 들린다. 자서전을 읽어 봤는데 ‘실패 경험’을 찾

▲ 정우현 회장은 미스터피자의 중국시장 진출 성공에 자신감을 보였다.

기 어려웠다.
“실패담이 있어야 베스트셀러가 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크게 실패한 경험이 없었다. 조상님이 도우셨는지…. 되돌아보면 위기였다고 생각되는 것은 IMF 때의 경영상황이었지만 그것 역시 ‘이것은 내 개인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업태가 음식숙박업으로 분류돼 있어 당시만 해도 미스터피자는 제1금융권 거래 자격 자체가 없었다. 필요한 자금은 이자가 비싼 제2금융권에서 조달했다. 그런데 IMF로 제2금융권이 타격을 받으니까 금리가 연 57%까지 치솟았다. 그때는 진짜 힘들더라. 물론 실패는 아니다.”

- 소비자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미스터피자의 영원한 테마는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피자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 테마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존재가치이기도 하다. 여기에 덧붙여 요즘은 미스터피자에서 적은 부분이겠지만 문화적 욕구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조금 더 지켜봐 달라.”
김형기 뉴시스 부국장 겸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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