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2] 기세 꺾인 애플 전문매장 APR

 애플 전문스토어 APR의 ‘고공행진’이 주춤하고 있다. 대형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가던 2011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 탓도 있지만 애플의 영향력이 최근 들어 줄어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 애플의 위기가 국내 APR업계와 관련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있따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프리미엄리셀러(APR)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APR은 애플 제품이나 관련 액세서리를 자유롭게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매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APR시장에 뛰어든 맥케이트의 에이샵은 지난해 매출액 603억원,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영업손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맥케이트는 매출 2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2009년보다 2배나 많은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손실이 6배나 늘어난 셈이다. 또 다른 APR업체 프리스비(금강 계열 갈라인터내셔널 유통브랜드)의 상황도 비슷하다. 프리스비는 2011년 매출액 323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지난해다. 매출 687억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1억원에 그쳤다. 1년 사이에 판매량이 2배 넘게 늘었는데 이익률은 떨어진 것이다.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던 움직임도 둔화되고 있다. 2011년 5개의 매장을 오픈한 APR업체 윌리스는 지난해 한 개의 매장도 열지 않았다. 되레 수익이 좋지 않은 매장을 폐쇄조치했다. 올 1월 문을 닫은 이대점이 대표적이다.

2011년 APR시장에 뛰어든 LCNC(SK네트웍스 자회사)의 컨시어지는 2년 내 200개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컨시어지 매장은 52개에 불과하다. 그중 모바일 매장과 AS센터를 제외하고 애플 제품만 판매하는 APR 매장은 14개뿐이다.

전국 20개 APR 매장을 보유한 에이샵도 지난해 인천 스퀘어원점 1개의 매장만 오픈했다. 2011년에는 6개의 매장을 오픈하고, 1개 매장을 리뉴얼했다. 올 3월엔 코엑스 2호점이 문을 닫았고, 코엑스 1호점을 올 8월 폐점할 예정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코엑스몰 리모델링이지만 한편에선 매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APR 업계의 이런 부진은 몸집을 한껏 부풀리던 2011년과 상반된다. 당시 애플 제품을 팔겠다는 파트너가 줄을 섰을 정도다. 파트너 계약을 원했던 이들은 까다로운 조건도 마다하지 않았다. APR 매장을 오픈하려면 최소 132㎡(약 40평) 규모의 점포 크기를 갖추고, 일정 금액 이상 자본금과 직원 서비스 교육을 실시해야 했다. 애플의 높은 콧대가 반영된 것이었지만 유통업체는 ‘그래도 매장을 내겠다’는 분위기였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파워가 강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 불황이 영향을 미치면서 재구무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주력 매장을 정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애플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국내 APR 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거다. 애플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고가 액세서리 시장의 상징인 APR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APR시장이 애플 때문에 생겼기 때문에 애플의 몰락이 관련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kkh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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