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도 높은 애플빠 안드로이드 ‘곁눈질’
충성도 높은 애플빠 안드로이드 ‘곁눈질’
  • 김건희 기자
  • 호수 39
  • 승인 2013.04.17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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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파트3] 혁신 잃은 애플

애플이 위기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스티브 잡스 사후 제품의 혁신이 눈에 띄게 줄면서다. 원인은 간단하다. 애플의 경쟁력을 든든하게 받쳐주던 아이디어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2011년 하반기 취임한 팀 쿡 애플 CEO의 수성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애플이 최근 출시한 제품은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애플하면 ‘혁신’이 떠오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발하지만 단순한 아이디어로 승부해서다. 2007년 이후 5년까지는 줄곧 그랬다. 최근 2년 사이에 출시된 제품은 혁신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히려 음성인식기술 시리(Siri)나 지도 서비스를 서둘러 출시해 잡스 시절의 완벽주의가 사라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화면 크기도 마찬가지다. 잡스는 3.5인치가 최적 사이즈라고 고집했다. 7인치 태블릿PC는 시장에 나오나마자 사망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애플은 5인치로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5와 7.9인치로 화면을 줄인 아이패드 미니를 내놨다. 커진 화면에서 애플 특유의 고집이 사라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애플 입장에서 잡스의 이런 고집을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면 차라리 빨리 시장에 대응했어야 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4인치는 중저가 단말기가 된 지 오래다.

애플의 이런 변화는 단순히 화면이 커지고 콘텐트가 불완전하다고 볼 게 아니다. 과거 휴대전화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고갈될 때마다 업체들은 사이즈 경쟁을 해왔다. 얇고 가벼운 것은 휴대전화 사용자의 변치 않는 니즈라서다. 화면 크기를 차별화한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가 애플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고갈로 연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애플의 아이디어 고갈 징후는 더 있다. 최근 애플이 전방위로 제기하는 특허소송이다. 전자산업에서 선도업체가 후발업체에 대해 제기하는 특허소송이 늘어나는 경우는 선도 업체의 차별화 여지가 줄어들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인 경우가 많다.

 
아이디어 고갈이 애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애플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충성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위기의 징후다. 애플의 고객은 조금이라도 먼저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기꺼이 줄을 섰다. 그런데 최근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아이폰 사용자 충성도 조사결과를 보면 뜻밖이다. 재구매 의향을 밝힌 사용자 비중이 미국에서는 93%에서 88%로, 서유럽에서는 88%에서 75%로 하락했다.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애플은 15%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충성도 높은 애플 고객조차 안드로이드를 곁눈질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휴대전화 산업의 이노베이터(innovator)로 등장한 애플이 흔들린다는 건 새로운 이노베이터가 등장하는 기회임을 말한다. 노키아처럼 시장을 리드하는 대형 이노베이터가 등장할 것인지 다수의 중소 규모 이노베이터가 등장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최근 아이폰은 화면 크기와 커넥터가 바뀌면서 제품이 복잡해졌다. LTE의 다양한 주파수에 대응하기 위해 애플의 제품 복잡성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단순함을 추구하는 애플이 이것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지속적인 성장을 가늠하는 첫째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배은준 LG경제연구원 image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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