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외모지상주의 논란

프라다 전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소송전을 불사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런웨이의 모델이 아니다. 패션사업을 서포트했을 뿐이다. 나는 60살이 될 때까지 패션업계에 종사할 것이다. 그러려면 잘못된 관행의 뿌리부터 뽑아야 한다.”

▲ 리나 보브리스 프라다 전 직원이 홍콩의 한 프라다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가 소송에 휘말렸다. 프라다 전 직원 리나 보브리스는 프라다를 상대로 “아름다움의 기준을 두고 직원을 차별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 졸업한 리나는 18년 동안 샤넬·프라다 등 글로벌 패션기업에서 근무했다. 2009년부터는 프라다 일본 지사에서 직원 500명을 관리하는 시니어 리테일 운영 매니저로 근무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그의 시련이 시작됐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그는 프라다 일본 지사 근무 첫달 인사관리 담당 매니저로부터 매장 매니저와 직원 15명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들이 못생기고, 뚱뚱하며, 나이가 많을뿐더러 치아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그러자 상사의 횡포가 시작됐다. 리나는 인사 고위 담당자로부터 명확한 이유도 없이 “당신은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9년 9월 29일, 인사관리담당 매니져가 그를 미팅룸으로 불러 이렇게 말했다.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살을 빼라. 당신은 ‘프라다 외모’를 갖추고 있지 않다. 고객들은 프라다 제품을 입거나 걸친 직원들을 보고 브랜드 가치를 이해하고 존경한다.”

리나는 인사관리 담당 매니저가 외모를 지적할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프라다 제품을 걸치고 있었다. 그는 “일본 지사 대표 역시 내 외모를 부끄러워했다”며 “심지어 이탈리아 밀란에서 온 방문객을 소개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나는 아울러 프라다 일본 매장 직원들이 판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프라다 제품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장 직원들은 판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프라다 제품을 구매하도록 인사팀으로부터 협박을 받는다”며 “일일 판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한달에 1000

그는 일본 프라다의 사건을 본사 글로벌 COO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통보였다. 회사를 박차고 나온 리나는 2009년 12월, 동료직원 2명과 함께 일본 도쿄 관할 법원에 프라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일본 도쿄東京법원은 프라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2월 10일 도쿄 관할 법원 판사인 리코 모리오카는 “이들이 주장하는 차별은 (프라다 같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 회사에서 용인될 만하다”며 프라다에 우호적인 판결을 내렸다. 이후 프라다는 리나를 상대로 ‘브랜드 이미지 훼손’ 혐의로 78만 달러를 배상하라며 맞고소했다. 하지만 리나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여성차별위원회 도움을 받아 미국 법정에 추가로 프라다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올 4월 말에는 배심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