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의 세태 꼬집기

교육자는 부정행위ㆍ부도덕ㆍ불륜으로 조직을 이끌 수 없다. 학생을 가르칠 수 없음은 더욱 자명하다. 지도자라면 아랫사람이 따를 수 있도록 본을 보여야 한다. 올바른 지시는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것이 순리고 이치다.

▲ 교육자는 부정행위·불륜·부패로 학생을 가르칠 수 없다.
새정부가 내각 구성을 마무리 짓고 출범했다. 52일만이다. 국민은 인선과정에서 고위 공직자가 병역기피ㆍ부동산투기ㆍ탈세혐의ㆍ편법재산증식 등 각종 의혹에 시달리는 것을 지켜봤다. 정권은 바뀌어도 여지없는 일이다.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떠올린다.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를 강조한 이 문구엔 단어마다 숨은 의미가 있다. 노블레스는 ‘닭의 벼슬’, 오블리주는 ‘달걀의 노른자’를 말한다. 닭의 사명은 자기의 벼슬을 자랑함에 있지 않고, 알을 낳는 데 있다는 이야기다.

‘사도강령’ 정신 살아나야

동양에도 이런 정신이 있다. 사도강령師道綱領이다. 1982년 대한교육연합회는 교원이 지켜야 할 규범을 이렇게 정의했다. ‘선수인격先修人格 불모사리不謀私利 필수청렴必修淸廉 솔선수범率先垂範.’ 교육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임을 인식하고, 청렴결백한 자세로 인재양성에 매진해 사회에 귀감이 되라는 것이다. 교육자의 존귀함과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한 인물이 있다. 김만덕ㆍ유일한 선생이다. 이들은 기업인이었고, 교육자였다. 김좌진 장군은 독립운동에 앞서 교육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학교를 세워 후학을 양성했다. 어느 분야든 교육을 통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을 실천한 셈이다.

성경에서도 이 뜻을 찾아볼 수 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는 말이다. 황금만능에 물든 자는 부자라도 어리석은 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교육계가 연일 홍역을 치루고 있다. 교육 비리는 호환마마 수준이다. 대학 총장ㆍ교육감ㆍ학교장 직위를 가리지 않는다. 충청남도교육감는 시험지를 매매해 교육계를 경악시켰고, 대학 총장은 학교공금을 횡령해 망신을 당했다. 전문성과 윤리성을 먹고 사는 교육계가 어쩌다 퇴색했는가. 교육계 비리와 무질서를 보면 혼탁하다 못해 부끄럽다.

정범모 한림대학교 교수는 교육을 ‘인간 행동의 계획적 변화’라고 정의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중요한 활동이 교육이라는 것이다. 학생이 부패ㆍ무능ㆍ부도덕한 교육자를 보면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교육혁신을 내걸면서 발본색원하지 못하는 교육당국에 묻고 싶다. 그러니 ‘선생은 있되 스승은 없다’ ‘사도가 땅에 떨어졌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교육계는 오래 전부터 ‘지덕체智德體’ ‘전인교육’을 표방했다.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도 목표는 유지됐다. 대학총장ㆍ교육감ㆍ학교장은 직위와 명예만으로도 자족할 수 있는 인물이다.

스승이 마땅히 밟아야 할 도리와 도의의 길을 ‘사도師道’라고 한다. 이 길을 바로 걷고자 한다면 교직자는 전문성을 높이고 깨끗한 교직윤리 위에 서야 한다. 청빈한 마음으로 교학상장을 실천하는 것이 교육자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교육자는 모름지기 지도자이고, 모범적 인물이며 선망의 대상이라는 얘기다.

올바른 지시는 좋은 성과 가져와

교육자는 부정행위ㆍ부도덕ㆍ불륜으로 조직을 이끌 수 없다. 학생을 가르칠 수 없음은 더욱 자명하다. 지

 
도자라면 아랫사람이 따를 수 있도록 본을 보여야 한다. 올바른 지시는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것이 순리고 이치다. 다른 사람의 역할모델이 돼야 하고, 학문에 전문적 권위가 있어야 한다. 참다운 리더는 권위주의가 아니라 섬기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원로가 교육계에 고한다. ‘가르치기도 바쁜데 어찌 엉뚱한 데 마음을 품을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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