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파트2] 인도네시아의 명암

인도네시아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내수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동남아 국가가 수출주도형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테면 동남아의 ‘예쁜 백조’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광범위한 내수시장은 ‘양날의 검’과 같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끝나면 침체가 시작될 공산이 있다.

▲ 인도네시아는 안정적인 경제성장륙을 기록하고 있지만 부정부패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의 중심국가다. 2011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약 1조 달러에 달한다. 세계 16위의 경제대국이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동남아 전체 GDP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는 세계 4위에 해당하는 2억4000만명으로, 광범위한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안정적인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5.2%에 달한다. 성장변동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가부채비율은 2000년 90%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낮아져 지난해 약 25%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5년까지 세계 10대 주요 경제국으로 성장한다”는 내용의 중장기 경제개발 기본계획을 2011년 발표했다. 2020~2030년 경제를 부양할 수 있는 청년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노동력을 바탕으로 노동 집약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인도네시아의 성장동력은 ‘내수’에서 나온다. 다른 동남아 국가 대부분이 ‘수출주도형’인 것과 대조적이다. 인도네시아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내수시장 위주로 경제구조가 재편됐다. 이에 따라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2010년에는 GDP의 65%에 달했다. 그 결과 많은 국가와 기업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노리고 있다. 내수시장이 인도네시아의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올해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FDI) 실현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산층이 늘면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외국기업들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은 4월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에 대한 FDI 실현액이 지난해보다 27.2% 증가한 67억 달러(약 7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FDI 증가율 22.9% 보다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경제는 단점도 많다. 무엇보다 제조업이 취약하다. 내수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부닥치면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다. 천연가스ㆍ석유ㆍ광물자원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장기적 성장이 어렵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4년부터 천연가스 수출을 금지하고 광물 수출에 세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가공하지 않은 광물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정부의 부정부패가 만연한 데다 지방분권화까지 시행하고 있어 외국기업이 현지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운 점도 단점이다. 2001년부터 시행된 지방분권화법에 의해 중앙정부 권한의 상당 부분이 지방정부로 넘어갔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만연한 정부의 부정부패를 지방에까지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지에 진출한 해외기업이 사업을 수행하려면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까지 접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인도네시아가 신흥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단점들의 보완이 시급하다.
강대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dkang@kiep.g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