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엔저 ‘벽’ 뚫을까

▲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가 출렁였다. 일본과 중국의 경제상황에 따흔 우려가 투자자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엔저에 발목을 잡힌 탓인지 1950~1980포인트 선을 오간다. 그러나 엔저가 한국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은 이전보다 약화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엔저현상이 최악의 상황에 치달아도 국내기업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코스피는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을까.

코스피가 1950~1980포인트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인은 엔화약세와 외국인 매수 부재, 국내 투자자의 보수적 태도, 중국 경제지표의 기현상 등이다. 이 중 엔화약세가 코스피 상승세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엔화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이 낮아질수록 일본기업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기업에겐 악재다. 실제로 엔저가 가속화된 이후 국내기업의 이익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엔저가 이전만큼 국내기업에 치명타를 안기는 것은 아니다. 산업연구원이 3월 발표한 보고서 ‘엔저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원•엔 환율 1% 변동은 당해년도 수출 0.51%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준을 2005년 이후로 잡으면 수출 영향도는 0.18%로 뚝 떨어진다. 2005년 이후엔 국내경제에 끼치는 엔저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특히 엔저현상으로 국내기업의 수익이 계속해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조병헌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보다 더 가혹한 조건을 가정해도 국내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10%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그만큼 탄탄해졌다는 얘기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과도한 우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의 움직임이 둔화된 지금이 되레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약해진 엔저의 영향력

실제로 코스피는 대외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1900~2000포인트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있고, 코스피 역시 조만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얘기다. 대외환경도 코스피가 상승세를 탈 만하다. 중국경제는 지표만 놓고 봤을 땐 좋지 않지만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 5월 13일 발표된 4월 소비•투자•생산지표에 따르면 신규대출액은 전년 대비 늘어났다. 하지만 4월 고정자산 투자증가율은 20.6%로 전월(20.9%) 대비 소폭 둔화됐다.
 
시장에 풀린 자금들이 실물경제에 유입되지 못한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경제부양 의지가 확실한 만큼 올 3분기와 4분기 경제지표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럽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중국정부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을 펼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의 증시와 경제상황도 호전되는 추세다. 아직은 장담할 수 없지만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 시그널이다. 그렇다고 ‘베팅’할 시기는 아직 아니다. 최근의 증시흐름을 볼 때 매수세를 유지하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는 게 좋다. IT 관련주를 중심으로 소재•산업재 관련주 순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세형 기자 jayk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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