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비만 ‘Exit’

다이어트가 회자되는 계절이 돌아왔다. 다이어트의 어원을 살펴보면 살을 빼서 체중을 줄인다는 의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금은 어떤 식품에 영양분이 없어도 살만 빠지면 좋은 식품으로 대접받는 시대다. 다이어트 알약 하나만 먹으면 다이어트 효과를 본다니 우스울 따름이다. 위약 효과(플라시보 효과)에 불과할 뿐이다.

빠르고 손쉬운 것을 추구하는 세태와 유달리 건강식에 집착하는 정서가 결부된 결과다. 효과 빠른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그것을 실천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운동으로 살을 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으로 섭취하는 에너지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 다이어트의 어원은 건강하게 균형이 잡힌 영양이라는 뜻의 ‘디아이타(Diaita)’다.
먼저 우리 몸의 유전자에 각인된 본래의 식단을 되찾아야 한다. 모든 산업과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해도 식품은 자연 상태를 일정 부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장거리 또는 장기간 유통을 염두에 둔 가공식품은 우리의 생물학적 체질에 맞지 않는다. 방부제 때문이다.

잘 생각해 보자. 자연에서 난 식품은 원래 짠 것이 없다. 바다에서 채집한 미역이 짜더라도 민물에 헹구면 그만이다. 인간이 보존하기 위해 염장을 쳐서 짜졌을 뿐이다. 짠 음식을 먹고 혈액 속 나트륨 함량이 높아지면 우리 몸은 항상성 유지를 위해 혈액 속으로 수분을 유입한다. 이때부터 염분의 농도가 정상이 될 때까지 우리 몸은 지방대사를 하지 않는다. 짜게 먹는 식습관이 수분으로 인한 부종비만을 초래하는 이유다.

기름기가 많은 단 음식도 좋지 않다. 사람들은 열량이 높은 단맛과 기름진 맛을 본능적으로 추구했고, 이런 음식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여기에 매운맛을 추가하고 조미료까지 듬뿍 뿌린 식당 앞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상대적으로 건강에 유익한 채소에 현미밥을 주는 식당은 찾는 사람이 없다. 달고 기름진 음식이 널린 뷔페식당은 어떤가.

소식을 실천하는 필자는 뷔페식당을 갈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여섯 사람이 한 끼 먹을 돈으로 한 사람이 한 끼 식사를 하는 비용의 낭비가 내키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에 대한 불만도 크다.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교육받고 자란 우리의 모습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음식을 소중히, 감사히 먹을 일이다. 사과 한 알, 고기 한 점에도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사과는 우리에게 거저 자신의 살을 내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과육을 내주는 대신 자신의 씨를 대지 위에 퍼뜨려 달라는 무언의 약속을 우리에게 하고 있다.
 

숭고한 마음으로 음식을 접하는 것이 그리스어 ‘디아이타(Diaita)’의 첫걸음이다. 디아이타(건강하게 균형이 잡힌 영양). 우리는 현재 이것을 다이어트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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