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파트5] 한방화장품 특허분쟁 피하려면…

천연물질을 활용한 한방화장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전통의학을 바탕으로 원료를 개발하면 해외시장에서 통할 만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서다. 문제는 한방화장품이 언제든 특허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 특허 기술력으로 만든 한방화장품은 세계시장에서 통할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천연물질을 활용한 한방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전통 한의학의 효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부작용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화장품 업체들이 한방화장품 연구개발(R&D)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화장품시장을 이끄는 LG생활건강은 오랫동안 특허 출원에 힘써왔다. 특히 천연원료에 집중했는데, 더덕ㆍ지치ㆍ느릅나무ㆍ오배자ㆍ황벽나무ㆍ꽃향유ㆍ커피 등을 이용한 화장품 기술을 개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인삼열매ㆍ황금ㆍ시호ㆍ수박ㆍ가시오갈피ㆍ장미ㆍ황기ㆍ삼백초ㆍ은행잎ㆍ녹차가 주효성분인 화장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천연물을 이용한 고기능성 화장품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제주도에 자생하는 부채선인장(백년초)ㆍ유채ㆍ구기자ㆍ꿀풀ㆍ자작나무ㆍ편배가무ㆍ참마ㆍ백리향ㆍ질경이ㆍ밤ㆍ노루오줌ㆍ두충나무ㆍ민들레ㆍ연잎ㆍ대추ㆍ하수오 등을 원료로 이용한다. 코리아나화장품은 함박꽃나무ㆍ감초ㆍ고삼ㆍ소리쟁이ㆍ탱자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하는 특허를 출원하는 데 성공했다. 특허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것이다.

천연물이 원료로 활용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고유의 전통의학을 기반으로 원료를 개발하기 때문이다. 천연원료는 해외 명품화장품 못지않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대부분의 화장품 기업은 수익성이 높고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가시적으로 개선이 뚜렷한 기능성 화장품에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피부ㆍ미백ㆍ주름예방ㆍ여드름개선ㆍ자외선차단ㆍ발모촉진 등 고기능성 화장품이 시장을 선점한 이유다. 이렇게 수익성을 추구하면 제품의 다양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허분쟁에 대한 낮은 경각심도 문제다. 작은 스마트폰을 사이에 두고 삼성과 애플의 소송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도 특허분쟁이 잦다. 제약업체끼리 비아그라 복제약을 놓고 특허싸움을 벌이는 건 대표적 사례다. 이는 화장품도 언제든지 특허분쟁에 휘말릴 수 있음을 암시한다. 특허를 기반으로 만든 화장품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화장품은 의약품 개발과 달리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다. 잘 팔리는 제품개발에 매달리기보단 지속적 R&D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거다. 이를테면 나노테크와 같은 첨단융합기술을 화장품에 접목하면 특허분쟁에 빠질 가능성이 작아진다.

 
특허분쟁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애꿎은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천연물 수집을 위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야 한다. 체계적인 자료시스템을 갖추면 더 많은 특허를 출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허방어도 할 수 있다.

요즘 화장품산업의 대축제가 열리고 있다. ‘오송 화장품 세계박람회’(2013년 5월 3~5월 26일)다. 화장품 산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을 기회다.
조식제 특허청 서기관 gg6710@kipo.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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