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제과의 이상한 아트경영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들은 요즘 죽을 맛이다. 가맹시스템이 허술해지면서 제품주문 자체가 쉽지 않아서다. ‘매장문을 닫을지 모르겠다’는 곡哭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하지만 정작 크라운해태제과는 별다른 위기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회사 임직원들은 요즘 ‘판소리 공연’ ‘트레킹 행사’에 열중하고 있다.

▲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이상한 아트경영에 가맹점주가 울고 있다.
크라운베이커리의 가맹시스템이 허술해지고 있다. 신규가맹점은 개설되지 않고, 매장승계마저 허락되지 않고 있다. 크라운해태가 ‘크라운베이커리의 문’을 진짜로 닫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는 이유다.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주문한 제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 지 오래다. 진해화천점주는 “최근 주문한 제품이 제대로 온 적이 없다”며 “심지어 재고제품을 회사가 임의로 출고하는 등 시스템이 엉망”이라고 말했다. 강원도홍천점주는 “빵·케이크 등 완제품뿐만 아니라 소시지·찹쌀 같은 원재료가 제때 배달되지 않고 있다”며 “매장리듬이 완전히 깨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렇다고 크라운베이커리 점주들이 다른 곳에서 재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가맹계약서에 ‘크라운베이커리 제품만 써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포장재 하나도 맘대로 고를 수 없는 이유다.
최근엔 별다른 공지 없이 점주들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케이크를 ‘주문목록’에서 삭제했다. 합천점주는 “핑크러브·샤르망·생크림 페스티발·프리미엄3호 등 고객반응이 좋은 케이크 제품을 주문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며 “주문창에서 이 제품이 아예 사라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생크림케이크 종류만 20가지 정도였는데, 지금(5월 23일)은 전체 11개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주문한 제품은 오지 않고, 주문할 수 있는 제품이 줄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크라운베이커리 제품이 생산되던 파주공장을 폐쇄하고 외주로 돌렸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주문시스템에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파주공장을 폐쇄한 크라운해태로선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가맹점주 죽어나는데 회사는 아트경영

가맹점주의 사정은 다르다. 외주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이 이전과 다르고, 배달까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막심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한 가맹점주는 “경쟁사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연일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우리는 인기를 끌던 것조차 팔 수 없다”며 “경쟁 자체가 아예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물론 크라운해태 측은 가맹시스템을 하루빨리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은 이런 개선의지를 믿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우리는 죽을 지경인데, 회장이라는 분은 아트경영이랍시고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며 “최근 크라운해태 임직원 100여명이 판소리 공연을 했다는데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5월 24일) 전체 직원이 한강에서 트레킹 행사를 했다”며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문의전화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과연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걸까. 크라운해태의 이상한 ‘아트경영’에 가맹점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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