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리더학개론

▲ 강한 리더는 부하가 자시늬 지시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파악한다.

부하의 업무능력과 태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상사의 능력이자 의무다. 강한 상사는 자신의 지시사항을 책상에 앉아서 확인하지 않는다. 상사가 현장파악에 서투르거나 게으르면 전시성 보고와 왜곡된 보고가 넘치게 마련이다.

강한 리더는 부하가 자신의 지시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파악하는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책상에서 지시 내리고 책상에서 보고받는 탁상공론파는 없다. 일단 명령을 내렸으면 스스로 나가서 그 실행을 자신의 눈으로 보고 현장에서 확인하라.

지시사항을 무사통과하는 탁상공론형 상사는 자기가 사인한 보고서의 내용을 파악하기는커녕 기억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하들에게 ‘대강 보고해도 알아채지 못하는 상사’로 파악되면 그 상사는 이내 무시해도 좋은 사람으로 전락하고 만다. 더욱이 이런 상사일수록 부하를 보호하지 않는다.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난 몰랐다”며 부하에게 책임회피를 하고 오리발을 내밀기 일쑤다. 근거 없이 믿는 사람은 근거 없이 불신하기도 쉬운 법이다. 이들 ‘yes-pass’ 상사는 열심히 일하는 부하조차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보고서를 다 넘겨보지도 않거나 첨부된 문서를 열어보지도 않은 채 결재란에 사인부터 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보라.

‘포템킨의 마을’이란 말을 들어봤는가. 러시아 예카테리나 대제의 정부情夫이자 러시아군 총사령관이었던 포템킨이 자신의 공적을 과정하기 위해 황제가 시찰하는 마을을 화려하게 단장한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번지르르한 겉치레를 뜻할 때 사용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업무성과를 실제보다 과장해 보고하려는 것은 부하의 본능이자 특성이다. 많은 부하가 상사 주변 인물에게 줄을 대 좋은 평가를 부탁하려 한다. 상사의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내 앞으로의 일에 대비하려 이들도 많다.

이런 시도를 물리치고 제대로 부하의 업무능력과 태도를 파악하는 것은 상사의 능력이자 의무다. 지시를 내렸으면 발로 확인하라. 상사가 지시를 내리고 현장파악에 서투르거나 게으르다면 ‘포템킨 마을’과 같은 전시성 보고가 넘치거나 왜곡된 보고가 넘친다.

단, 전략적으로 점검하라. 섣불리 의심하거나 ‘태산명동 서일필 泰山鳴動鼠一匹’이라고 태산이 떠나갈 듯 점검할 거라고 엄포하고서는 설렁설렁 넘어가면 부하는 상사의 말을 우습게 여기기 쉽다. 현장을 확인하는 방법 중 효과적인 것은 불시 또는 비정기적인 점검이다. 부하의 예상을 뒤엎는 장소와 시간에 나타나 갑작스럽게 점검할 때보다 정확한 확인이 가능하다. 지시사항을 점검할 때 부하가 준비한 것만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점검하면 하나마나다.

○○구는 눈길 청소 1등을 달리는 자치구다. 비결은 구청장의 ‘불시 순시’에 있다. 구청장은 싸라기눈만 흩날려도 새벽부터 지역 내 이곳저곳을 직접 돌며 순찰했다. 그의 장기는 예정된 순찰코스를 뒤집는 것이었다. 직원들이 미리 짜놓은 신작로 위주의 순찰코스를 따르지 않고 갑자기 코스를 바꿨다. 이러다 보니 골목길이나 후미진 길 쪽을 책임진 직원들도 구청장이 언제 출동할지 몰라 눈길 청소에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 모기업의 회장은 개인적인 식사 약속까지도 전국 각지의 매장에서 잡는 것으로 유명했다. 일반인처럼 접근해 한번이라도 더 매장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직원들이 발소리에 자신을 보고 알아챌까 봐 구두 밑바닥도 고무로 만들어 신었다.

일일이 검증하면 불신이 형성되거나, 혹은 좀스러운 리더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검증하고,

 
확인하고, 결과에 상응하는 인정을 해주면 상사와 부하관계에선 신뢰가 싹튼다. 상사가 지시 수행을 점검 하기 위해 뛰는 발품만큼 조직의 기강은 바짝 조여지고 반짝반짝 빛난다. 직접 먹어봐야 맛을 알듯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평가해야 소통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상사의 신발 밑창이 닳을수록 조직은 반짝반짝 광이 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