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구전략 가동시기는…

▲ 5월 29일 코스피가 두달만에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

미국경제가 회복세를 띠고 있다. 다우존스지수 등 미국 증시 역시 활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탄력을 받고 있다. 방향성을 찾지 못하던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미국경제와 증시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다. 출구전략이 남아 있어서다.

국내 증시의 방향성은 미국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증권가 속설 중에 ‘미국 증시가 좋으면 국내 증시도 좋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미국이 국내 기업의 주요 수출국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실제로 미국 증시가 최근 불붙자 국내 증시 역시 상승세를 띠고 있다. 다우산업지수가 상승하자 코스피•코스닥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는 5월 마지막 한주간 상승세에 힘입어 3월 29일 이후 두달 만에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코스닥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6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는 게 국제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하반기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동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실행에 옮길 경우 국내증시의 방향성이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이 출구전략을 가동하면 달러화가 강세를 띤다. 그러면 원화약세•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가 발생해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달러화 강세는 엔화 약세를 부추겨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하락시킬 수도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미국이 긴축정책을 펴기 시작하면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순매도를 했다”며 “증시의 방향성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의 출구조치를 대비해야 한다”며 “향후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선제적 대응을 준비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의 출구전략 가동 여부가 국내 증시의 방향성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화 강세가 부르는 나비효과

최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몇번의 회의에서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결정을 할 수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일부 위원도 4월 회의에서 “성장 기조가 마련됐다고 판단되면 이르면 6월 회동에서 채권 매입을 줄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 연준은 출구전략 실행 시점을 실업률 6.5%, 물가상승률 2.5%로 설정해 놓고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상태를 감안할 때 올해 4분기에는 이 수치를 달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이 “미국의 출구전략이 올 하반기 중 가동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이 출구전략이 한꺼번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순차적인 방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국채매입을 축소하는 것으로 시작해 국채매입 중단, 기준금리인상 등의 점진적인 방법을 사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미국의 출구전략이 실행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의 단기조정은 불가피하다. 사실여부를 떠나 출구전략 가능성이 제기된 이상 보수적 투자접근이 필요하다.
김세형 기자 jayk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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