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서울시의회 의원의 ‘국제중’ 쓴소리

사회지도층 자녀들이 사회적 배려대상자(사배자) 전형으로 국제중 입학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원국제중의 경우 사배자 대상자의 절반이 의사ㆍ교수ㆍ법조인ㆍ사업가 등 사회지도층 인사의 자녀로 밝혀졌다. 사배자 전형이 부유층 자녀의 입학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이 사회지도층 자녀의 국제중 입학통로로 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올5월, 대한민국이 ‘국제중’ 논란으로 들썩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성적을 조작해 사배자 전형으로 영훈국제중학교에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이재용 부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했고, 그의 아들은 자퇴를 결정했다. 한편에서 제기해온 사회고위층 자녀의 부정입학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올 초부터 국제중의 부정입학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온 김형태 서울시의회 의원에게 국제중의 불편한 진실을 물었다.

✚ 국제중은 일반 중학교와 어떻게 다른가.
“국제중은 대부분의 교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특성화 중학교다. 조기유학을 보내지 않고 국내에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할 목적으로 2008년 설립했다. 하지만 학비가 연간 900만원이 넘고, 수학여행경비는 240만원에 달한다. 대원국제중의 학생은 지난해 1인당 1264만원의 학비를 부담했다. 국제중이 귀족학교라고 불리는 이유다.”

✚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도 입학경쟁률이 10대1이 넘는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국제중의 고교 진학 현황을 살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대원국제중 졸업생 중 60%가량이 외국어고와 국제고에 진학했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기보다는 명문고를 진학하기 위한 입시학교로 전락한 것이다. 국제중은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사회고위층 자녀의 인맥관리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 국제중 신입생 선발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신입생 선발은 일반전형과 사배자 전형으로 나뉜다. 일반전형의 경우 서류심사와 모집정원의 3배수를 뽑은 후 공개추첨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사배자 전형은 서류 심사만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 국제중이 사배자 전형을 개설한 이유는 무엇인가.
“소외계층 학생을 배려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실상은 국제중의 귀족학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책이었다.”

 
✚ 사배자 전형이 고위지도층 자녀의 입학통로로 악용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배자 전형의 경쟁률은 일반전형보다 낮기 때문이다. 힘과 권력이 있는 자들의 자녀가 쉽게 국제중에 입성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실제로 영훈국제중은 2011학년도부터 경제적 배려 대상자와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로 나누고, 한부모 가정 자녀 요건에서 ‘저소득’ 조건을 제외했다. 이 부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는 2009년 이혼했기 때문에 아들이 ‘한부모 가정의 자녀’로 사배자에 해당됐다.”

✚ 사배자 전형이 사회지도층 자녀의 입학통로로 변질된 것이 국제중의 문제라고 보는가.
“소외계층을 배려한다는 취지에 걸맞게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제도의 취지를 살린다고 해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생기겠는가. 입학한다 해도 차별과 박탈감에 시달릴 것이다.”

✚ 국제중 존재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인가.
“애초에 고소득층만 진학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어놓고 저소득층을 배려하는 입학전형을 마련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문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사배자 대상자로 국제중에 입학한 게 아니라 국제중 같은 학교가 있는 대한민국 교육계 현실이다. 부모의 신분에 따라 아이들을 구별 짓고 다른 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것 아닌가.”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kkh4792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