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태양광패널 관세부과 논란

▲ 중국의 세계 태양광패널 생산량 점유율은 68%에 달한다.
유럽연합(EU)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격해지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태양광패널을 저가로 공급하면서 유럽 태양광시장을 교란한 게 발단이다. EU는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회원국 대부분은 반대하고 있다. 중국의 보복조치가 수출에 타격을 입힐 수 있어서다.

중국이 반격에 나섰다. 유럽 화학기업의 덤핑 혐의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유럽 외신들은 5월 27일 “중국이 유럽 화학기업의 덤핑혐의를 조사하겠다는 의견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를 인용해 “중국은 벨기에 화학기업 솔베이그룹(Solvay) 등 일부 유럽 화학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생산 원가 이하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은 이 기업들의 덤핑 행위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이번 선언은 EC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보복조치다. EC는 5월 9일 “중국의 태양광패널이 생산단가보다 낮게 수입돼 유럽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중국산 태양광패널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카렐 드 휴흐트 EC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발의한 수입관세 부과법안이 6월 6일 통과되면 평균 47%에 달하는 예비관세가 적용된다. 예비관세의 적용기간은 전면적인 반덤핑 조사가 완료되는 12월까지다. 이후 유럽연합(EU)은 반덤핑관세를 5년간 지속할 지를 결정한다. EU회원국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태양광패널은 총 210억 달러 규모로 반덤핑관세 부과 사상 최대 규모다.

관세 부과 결정이 나오자 중국 상무부는 즉각 EU에 면담을 요청하면서 “우리는 양국간 무역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이번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주장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번 결정은 실수”라며 “보호무역주의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별 효과가 없자 ‘보복조치’라는 강수를 뒀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자 EU 회원국의 공동전선에 균열이 가고 있다. EU에서 경제규모가 가장 큰 독일은 무역마찰로 인한 타격을 우려해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월 26일 리커창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 상황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EC가 실제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향후 6개월간 문제해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U회원국 절반 이상 관세 반대

독일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반덤핑관세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곳도 독일 태양광업체 솔라월드다. 하지만 중국이 보복조치에 나설 경우 독일의 수출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합의를 통한 해결’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현재 EC는 예비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만 회원국이 반대하면 관세부과를 할 수 없다. 메르켈 총리가 EC를 압박하고 나선 이유다.

EU 회원국 중 절반이 넘는 국가들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5월 27일(현지시간) EU 회원국 27곳의 외교관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영국•네덜란드 등 15개 회원국이 징벌관세 부과에 반대했다. 찬성은 프랑스•이탈리아 등 6개국이다. 나머지 6개국은 중립적이거나 입장표명을 미뤘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juckys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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