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영역 넓히는 문구업체 바른손

문구업체 ‘바른손’이 패션시장에 진출한다. 영화ㆍ외식사업에 이른 세 번째 신사업이다. 바른손은 패션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바른손이 야심차게 도전한 신사업의 실적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바른손은 바른길을 갈 수 있을까.

▲ 문구시장의 원조로 꼽히는 바른손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바른손은 문구시장의 대표주자다. 1985년 창업한 바른손팬시가 전신이다. 하지만 바른손의 사업범위는 이보다 훨씬 넓다. 문구업에서 탈피한 바른손은 게임업ㆍ외식업ㆍ영화산업 등 6개 분야에서 12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다른 산업까지 진출한 이유는 간단하다. 저출산, 스마트기기의 대중화로 문구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바른손은 두가지 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했는데, 첫째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20 05년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인 ‘튜브매니지먼트’를 인수ㆍ합병(M&A)했다. 아이픽처스를 M&A해 영화산업에도 진출했다. 둘째는 외식업이다. 2010년 베니건스를 인수하면서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두 사업 모두 알찬 성적표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헨젤과 그레텔(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마더(2009)’ 등 영화가 선전하긴 했지만 바른손의 수익창출원이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흥행이 저조했던 영화도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제작의 특성상 편수나 제작기간 등의 변수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도 난제였다.

외식업 진출 역시 탁월한 선택으로 보긴 힘들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외식시장에 출혈경쟁이 빚어지면서 베니건스의 경쟁력이 이전보다 악화됐기 때문이다. 베니건스의 매장은 현재 26개다.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이랜드)의 매장이 121개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신사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바른손의 영업이익은 하향세를 띠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 매출은 7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425억원)보다 346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121억원)로 떨어졌다. 외식사업(63억원), 영화사업(23억원) 부문의 적자가 영업손실에 영향을 끼쳤다. 주가 역시 상승탄력을 잃은 지 오래다. 지난해 대선 기간 ‘문재인 테마주(문재인 전 후보의 법무법인과 법률자문 계약)’로 주가가 1만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1700원대로 추락한 상태다.

문제는 바른손의 실적과 주가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영화ㆍ외식 등 신新사업은 물론 팬시사업까지 부진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팬시사업은 지난해 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바른손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이탈리아 명품 ‘라펠라’를 론칭하면서 패션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라펠라는 1954년 이탈리아에서 론칭한 의류 브랜드다. 바른손이 패션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바른손의 무리한 사업다각화 전략이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인 바른손은 내년에 흑자전환을 이뤄야만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패션사업의 결과에 따라 실적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kkh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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