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지만 실물경제에 비해 자산가격의 성장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출구전략 가능성이 제기되자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머징 마켓에선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지는 현상까지 나타난다. 한편에선 출구전략으로 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는다. 과연 출구전략, 지금 시행해도 괜찮을까.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물었다.

✚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회복세를 띠는 게 맞는가.
“경제 회복이 의미하는 것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 흔히 말하는 경제지표, 다시 말해 주식, 부동산 가격, GDP 성장률 면에서의 미국경제는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지표상의 경제는 회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반 서민의 생활 안정을 뜻하는 경제 회복은 눈에 띄지 않는다. 체감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제조업(ISM)지수, 고용지표, 실질소득 등의 경제지표는 여전히 부진하지 않은가.
“미국경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자동삭감)의 발동으로 인해 공공부문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시퀘스터로 인한 재정적자 감소의 긍정적인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두가지 모습이 공존하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

✚ 미국경제의 회복은 주택시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데 주택가격은 상승하고 있지만 신규주택 분야의 수요와 공급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지금은 기존의 재고 주택물량이 소비되고 있다. 신규주택이 크게 늘어나면 재고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위해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 출구전략 논의가 수그러들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출구전략의 목적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완만한 성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출구 전략의 목적이다. 출구전략도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볼 필요가 있다. 실시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결국에는 실시해야 할 전략이다.”

 
✚ 하지만 출구전략이 실제로 가동되면 세계경제가 다시 한번 침체기에 들어갈 공산도 있지 않은가. 더구나 출구전략의 시행 전제라는 실업률 6.5% 달성은 아직 요원하다.
“미국의 실업률은 더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실업률 달성에 맞출 경우 출구전략이 너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산가격의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출구 전략의 시행으로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없는가.
“1920년대 대공황 시절 성급한 출구전략이 심각한 경제침체를 일으켰다. 더블딥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미 경험을 했기 때문에 출구전략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출구전략의 시행시기와 강도는 유동적일 것이다.”

✚출구전략 시행 논의만으로 이머징 마켓의 주식이 출렁이고 있다.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가.

“더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의 상당부분은 심리에 의해 움직인다. 출구전략의 시행 시점보다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시장은 미리 출구전략에 맞춰 움직인다. 실제로 시장은 이미 출구전략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출구전략이 시행된다고 해도 영향의 상당부분은 이미 받아들인 상태일 것이다. 다만 출구전략의 강도가 문제가 될 가능성은 있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ksg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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