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파트3] 일본 과자의 한국 상륙

일본 과자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국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일본과자를 파는 로드숍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일부 과자수입상商은 가맹사업까지 펼치고 있다. 당장 국내 제과업체가 위기다. 원재료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카피제품이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 엔저 현상으로 따른 일본 수입 과자가 한국 골목까지 파고들었다.
최근 리뉴얼 공사를 진행하는 코엑스.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나 유독 한곳에는 손님들이 붐빈다. 일본 수입과자 전문매장이다. 엔저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일본 식품유입이 늘고 있다.

2년여 전만 해도 일본 식품은 씨가 마를 정도로 찾기 힘들었다. 2011년 3월 원전사고가 터지면서 일본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한 데다 엔고까지 맞물렸던 게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엔저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엔저로 일본 수입과자가 가격경쟁력을 찾으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이다. ‘아이유 스낵’으로도 잘 알려진 ‘리츠카’의 우마이봉 수입업체 관계자는 “2011년 원전사고 이후 통관규제가 강화된 데다 엔고까지 이어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엔화가 떨어지며 대형 유통사에 가격 할인 프로모션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수입과자의 공습은 생각보다 거세다. 수입과자만 전문으로 파는 로드숍이 등장했을 정도다. 일부 일본과자 수입상商은 가맹사업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과자 수입 업체는 “최근 들어 한 수입업체가 수입과자 전문 로드숍을 가맹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며 “일본 과자를 비롯해 수입과자만 전문으로 파는데 수익성이 꽤 좋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수입업체들도 사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본 수입과자가 들어오면 국내 과자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비싼 가격 때문에 마니아를 중심으로 팔리던 일본제품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서다.

 
최근 CJ가 운영하는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은 한 봉지에 300원 하던 우마이봉 과자를 200원으로 할인했다. 홈플러스를 비롯한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일본 인기 과자·초콜릿 제품을 도매가에 팔고 있다. 국내 제과업체의 과자 가운데 일본을 벤치마킹한 게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가령 농심 새우깡과 일본 에비센의 새우과자가 맞붙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일본 과자의 제품 안전성도 따져봐야 한다.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본산 식품 방사능 측정결과를 ‘적합’과 ‘부적합’으로만 표시하고 있다”며 “측정된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일본산 수입식품 방사능 검사 현황을 보면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방사능 검사의 적합·부적합 여부만 나와 있다. 또 원전 사고 이후 식약처가 일본 수입품을 대상으로 5만건 가까이 방사능 검사를 진행했지만 단 한번도 부적합 결과가 나온적이 없다. 방사능 기준치가 턱없이 낮아서다. 일본 과자 수입업체들은 원전 사고 이후 까다로워진 규제로 고통을 호소하지만 정작 식약처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일본과자의 한국상륙. 가만히 지켜봤다간 낭패를 당할지 모른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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