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리더학개론

▲ 존경 받는 상사가 되고 싶다면 인정과 공정이 충돌할 때 공정을 우선시해야 한다.

리더와 부하의 소통은 직급간 거리가 짧을 때가 아니라 그 거리가 분명할 때 효과적으로 이뤄진다. 상사가 서둘러 해야 할 것은 직급간의 분명한 역할분담과 영역구분이다. 상사가 먼저 허용과 금지의 범위를 분명히 해야 엉뚱한 혼선과 착각이 발생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매클리랜드 하버드대(심리학) 교수가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업 관리자는 크게 성취욕구형•권력욕구형•친화욕구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권력형 리더의 성과가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성취형 리더가 다음이었고, 친화형 리더의 성과는 의외로 낮았다.

관계 중심의 친화형 리더의 업무성과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종종 기준을 무시하면서까지 예외를 두는 실수를 저질러서다. 정책의 일관성 없이 정情이나 관계에 이끌려 특정 소수를 위해 그때그때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부하로선 상사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들의 성과는 권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강한 리더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낮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조직에서 지위를 보전할 가능성도 적다.

친화형 관계추구는 조직의 사기도 떨어뜨린다. 이런 유형의 상사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 자기 부서에 대한 자부심도 낮다. 상사를 따라 직원 또한 쉽게 감정적인 부분에 치우치게 마련이다. 업무성과는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상사와의 관계로 이득을 누리는 부하들이라고 늘 박수만 치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일이 아닌 관계로만 유대를 강화해 놨는데 막상 승진이나 인사고과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거나 부탁이 거절되면 원망을 하기 일쑤다.

원칙이 아닌 관계에 의해 조직을 유지하는 친화형 상사들이 치러야 할 대가는 크다. 인정에 휩쓸려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상사와 운명을 함께하고 싶어 하는 ‘희생적’ 부하는 현실 세계에 거의 없다. 부하 역시 상사에게 무자비할 정도로 냉정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직급간 역할분담과 영역구분 필요해

더욱이 친화형 상사들은 대게 함께 놀지만 일할 땐 따로따로인 경우가 많다. 밤새 술한잔 거나하게 걸친 다음날 자신은 늦게 출근하면서 부하에게는 칼출근도 모자라 마감시한 내로 업무를 완수하라고 명하면 부하 마음속에서는 열불이 난다. 안타깝게도 이런 무개념 상사가 많은 게 현실이다.

소통은 직급간 거리가 짧을 때가 아니라 거리가 분명할 때 효과적으로 이뤄진다. 상사로서 당신이 서둘러 해야 할 것은 직급간의 분명한 역할분담과 영역구분이다. 상사가 먼저 허용•금지의 범위를 분명히 하면 엉뚱한 혼선이나 착각이 발생하지 않는다.

리더십 컨설턴트 스티브 콘과 빈센트 오코넬은 다음의 4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며 부하와의 친밀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첫째, 직원과의 친밀감이 목표설정과 지실적평가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가. 둘째, 어떻게 행동을 삼가야 하는가. 셋째, 직원은 내 직책에서 비롯되는 권한을 이해하고 존중하는가. 넷째, 잘못 생각하고 있는 직원을 위해선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가.

부하에게 존경을 받는 상사가 되고 싶다면 인정과 공정이 충돌할 때 기꺼이 공정을 우선시하라.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한 경계’를 두는 것이다. 부하와 벽은 허물되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부하 입장에서도 상사가 적절한 선을 그어줄 때 오히려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 부하는 의지할 수 있는 벽을 원하지 넘을 수 있는 선을 원하는 게 아니다.
 

 
직원은 상사와의 개인관계가 어디까지 가능한지 이미 잘 알고 있다. 어차피 정해진 기준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범위를 스스로 알고 있는데 편하게 대하라고 해봤자 불편하고 어색할 뿐이다. ‘겉은 상사지만 마음은 평직원’이라며 직원 회식 3차까지 남아 있는 상사는 부하의 친구가 아니라 눈치 없는 주책바가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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