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희의 Let's make money | 분할매수전략

▲ 주식시장이 하락세에 있을 땐‘분할매수’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주식시장이 말이 아니다. 정상궤도에 접어들려면 4개월이 더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때일수록 투자자는 정도를 지켜야 한다. 손실을 만회하려고 서둘렀다간 더 큰 피해를 볼 공산이 크다. ‘손실은 빠르지만 복구는 더디다’는 주식격언을 믿고 따라야 할 때다. ‘반복성’을 띠는 주식시장은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코스피의 모습은 지난해 5월과 비슷하다. 당시 1776포인트에서 바닥을 찍고 한달만에 1900포인트로 반등했다. 다시 1758포인트로 고꾸라지더니 2012포인트로 치솟았다. 이런 흐름이 형성되는데 4개월이나 걸렸다. 이번에도 코스피가 비슷하게 움직일 공산이 크다. 6월 25일 1770포인트를 찍었으니 4~5개월 후에는 코스피가 정상궤도에 접어들 것이다.

이처럼 주식은 늘 반복된 과정을 거친다. 바닥으로 떨어진 주가는 언젠가 상승곡선을 그리게 마련이다. 하락할 땐 날개가 없는 것처럼 떨어지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발생하는 게 아니다. 사이클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무언가 빠진 자리에는 새로운 기운이 깃들고, 그러면 다시 상승세가 찾아오는 게 주식시장의 법칙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코스피가 하락하면 나라가 부도가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아우성도 들린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코스피가 하락할 때 방점을 찍는 건 외국인이 아니다. 개인투자자들이다. 개인의 투매가 끝나야 하락이 멈추지만 아직 그게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추락여지가 아직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실적이 좋아서 주식이 상승한 경우, 실적이 나쁘다고 주가가 빠지는 건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급이다. 개인투자자의 수급이 사라지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지금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주식시장에서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들이 없는 돈을 빚내서라도 끌어 모아 한방을 노리는 것이다. 이런 투자방법은 주가가 하락하면 위험이 배로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게 스탁론(연계신용)이다. 스탁론은 개인투자자들이 저축은행과 보험사 등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대출기간이 최장 5년으로 길고, 온라인으로 이용할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2011년 1월말 8820억원에 불과했던 스탁론의 잔액은 3월 말 1조3045억원으로 지난해 9월 말 기록한 최대치(1조2565억원)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지수가 폭락하면서 스탁론 등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현금 4000만원에 빚을 내 얻은 6000만원을 합쳐 주식투자에 나서면 1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주가가 10% 오르면 1000만원의 이익을 얻다. 이런 흐름이라면 융자받은 6000만원도 금세 갚을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주가가 30%만 떨어져도 투자규모는 7000만원으로 줄고 융자받은 6000만원의 담보비율인 140%(8400만원)를 밑돌아 증권사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반대매매는 개인이 증권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입했는데, 약정한 만기기간 안에 갚지 못했을 경우 강제로 주식을 파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신용과 스탁론을 쓴 개인들의 피해는 지금 같은 주가하락기에 커질 수밖에 없다.

주가 떨어지면 나라가 망하는가

빚을 내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주식시장은 곧 정상수준을 회복할 것이다. 이번 하락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주식시장에 새 바람이 불 게 확실해서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하락을 마치면 실적주들이 테마를 만든다. 아울러 정부정책과 맞물리는 테마가 형성되고, 기술적 단발성 재료로 움직이는 종목도 나타난다. 물론 지금과 같은 하락장에선 단숨에 V자 형태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분할매수 원칙을 지키는 게 좋다.
 

▲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룩 개인투자자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많은 개인투자자는 분할매수를 잘 못한다. 이유는 단 하나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모든 걸 쏟아 붓는 매매습관 때문이다. 이 매매습관은 또 다른 욕심으로 이어지고, 그러면 분할매수는 꿈도 꾸지 못하는 원칙으로 전락한다. 개인투자자는 돈을 잃으면 무조건 빠른 복구를 원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돈은 빨리 잃을 수 있지만 복구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기술이 필요하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분할매수 원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분할매수에도 ‘정도’라는 게 있다. 무엇보다 몇 번이라도 분할매수를 할 수 있는 현금이 있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의 계좌를 보면 투자금에 비해 너무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현금이 남아 있는 계좌는 많지 않다. 이는 위험하다. 주식시장은 랜덤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여윳돈’이 없으면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특히 최근 들어 랜덤의 기준까지 무너지고 있어, 개인투자자로선 여윳돈을 보유하고 분할투자 전략을 써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현금을 하나의 종목으로 인식하는 게 좋다.

현금을 종목으로 인식하라

서머랠리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지금 패닉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실패를 해보지 않고 성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실패를 맛봐야만 그것을 바탕으로 성공의 지름길이 만들어진다. 특히 주식시장에 처음 뛰어든 전업투자자들은 더없이 당황할 것이다. 이들에겐 지금의 주식시장을 ‘학습기회’로 여기라고 조언하고 싶다. 주식시장에서 경험 없이 살아남기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주식시장의 1800여개 종목 중 온전한 게 거의 없다. 주식시장의 시가총액도 1300조가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계좌가 멀쩡하다는 게 더 이상한 일이다. 돈을 잃었다면 더 냉정해져라. 지금 상황이 온전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라.

주식시장은 반복성을 띠기 때문에 언젠간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확신하라. 가까운 불을 경계하지 말고 먼 산을 먼저 보라는 얘기다. 비가 온 뒤 땅이 굳는 법이다. 지금은 인내력을 갖고 ‘정도투자’를 해야 할 때다. 

이난희 이난희아카데미 대표 nanilee04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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