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비만 ‘Exit’

▲ 사람의 근육은 전체의 70%가 하체에 몰려 있다. 노인들이 빙판에서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 뉴시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여성은 근육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울퉁불퉁한 근육을 몸매를 망치는 원흉으로 생각하는 이도 많다. 미끈한 각선미를 뽐내기 위해 장딴지의 비복근을 절개해 근육을 없애는 종아리근육 퇴축술을 받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종아리 근육 퇴축술은 신경을 절제하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을 앓을 수 있어서다.

지방은 근육 속에서만 연소한다. 쉽게 살이 찌지 않는 몸을 만들려면 식이조절과 함께 근육을 지키거나 키워야 한다. 물 한병 크기의 근육을 만들면 냉장고에 가득 채울 만한 양의 지방을 태울 수 있다는 비유도 있지 않은가. 혈액•포도당 등 영양분의 주 소비처인 근육은 전체의 70%가 배꼽 아래 부위에 집중돼 있다. 하체의 근육이 부실한 사람들이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시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자는 ‘허벅지’라는 속설은 속설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사춘기 이후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남성의 근육증가 속도는 여성에 비해 훨씬 빠르다. 근육이 늘면 지방을 효과적으로 태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량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섭취한 에너지 대비 소모에너지가 크면 체중이 감소한다. 그런데 소비하는 에너지는 체지방의 많고 적음에 따라 차이가 난다.

지방의 에너지 소모율을 1이라고 볼 때 같은 무게의 근육은 70의 에너지를 쓴다. 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근육이 많은 사람의 체지방 전환율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근육은 아기를 안거나 운동을 하는 등 모든 일상의 움직임을 통해 칼로리를 태우는 대사능력을 발휘한다. 이 때문에 같은 양의 활동을 하더라도 근육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에너지 소모량이 훨씬 많다. 체지방률이 높은 사람이 절식 등 음식을 조절해도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에너지를 펑펑 쓰는 효율적인 몸을 만들지 못해서다.

정리하면 체지방 비율이 높다는 것은 기초대사량의 저하를 의미한다. 이런 이유에서 적게 먹어도 살이 찔 수밖에 없는 몸이 되는 것이다. 반대로 근육이 많으면 쉽게 살이 찌지 않는다. 체지방 비율이 낮아서다.
다이어트의 기본은 근육을 키워 살이 찌지 않는 몸으로 만드는 것이다.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은 일시적으로 지방을 태울 순 있지만 근육질의 몸매를 만들지는 못한다. 칼로리를 태울 근육을 붙여 기초대사량을 키우는 게 다이어트의 첫걸음인 이유다.

이처럼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면 여성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울퉁불퉁한 근육이 생기면 어찌 하느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지배를 받는 여성은 쉽게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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