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1] 2023년 중국에 대비하라

중국경제는 위험한가.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년 만에 최저치인 7.8%를 기록했다. 올 2분기엔 7.5%로 더 떨어졌다. 한편에선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한다. 경제성장률이 4%대로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 경제 둔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7월 15일 월요일 11시에 발표된 중국의 2013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결과는 7.5%로 3분기 연속 하락. 하지만 이번에는 1분기와 달리 시장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충격이 그리 크지 않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중국경제가 5분기 연속 7%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착륙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6월 신용경색 충격이 단기 금리 급등과 증시 폭락으로 전이돼 한편에선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제기한다.

과거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중국 경제에 대해 우리는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이는 이웃 나라인 중국이 더 이상 ‘죽竹의 장막’으로 둘러싸인 은둔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2012년 수출비중을 살펴보면, 최대 수출국(24.5%)은 중국이다. 미국의 10.7%, 유럽연합(EU)의 9%를 합한 수출량보다 많다. 중국이 거리만큼이나 가까운 이웃 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은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0.2%의 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두자릿수의 고도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2012년 13년 만에 가장 낮은 7.8%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13년 상반기에도 7.6% 성장하는데 그쳤다. 올 상반기 중국 경제가 침체된 주요 원인은 불확실한 대외환경으로 인한 생산ㆍ투자 부진 등 경기적인 요인과 반부패정책ㆍ경제개혁 추구로 요약되는 정책적 요인을 들 수 있다.

고속 성장에서 중성장 시대 도입

▲ 중국GDP 성장률이 5분기 연속 7%대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성장률이 4%대로 급격히 떨어지는 ‘경착륙’ 우려가 일고 있다.
경기적인 요인을 살펴보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일본의 아베노믹스, 유럽 경기 침체로 인한 대외환경 불안으로 중국의 생산과 투자 증가율이 둔화됐다. 올 상반기 산업생산 증가율은 9.3%를 기록해 2012년 평균인 10%에 비해 떨어졌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같은 기간 14.3%에서 12.7%로 하락했다. 수출은 올 상반기 10.4% 늘어나 비교적 호조를 띠었다. 하지만 최근 두달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6월엔 마이너스 6.9%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다행히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면서 상반기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이 2.4%를 기록하며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3.5%를 하회하고 있다.

정책적 요인을 살펴보자. 연초에 시작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반부패 정책으로 소비가 위축됐다. 현재 경기둔화에도 인위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경제개혁에 집중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착륙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통상 성장률 하락폭 2%포인트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 둔화는 성장방식 전환과 경제구조 개혁이라는 중국의 정책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향후 중국경제는 서서히 연착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망은 세계은행과 중국 국무원이 공동으로 출간한 「차이나(China) 2030」에서도 살펴 볼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성장률은 7%대로 하락하고, 2023년에는 5%대에 진입한다.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 불가피한 성장둔화는 어느 정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가 초고속 성장 시대에서 벗어나 중성장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중국의 경제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답을 찾고 싶다면 올 가을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의에서 시진핑 지도부의 통치이념이나 경제정책 방향이 구체적으로 표현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강조한 ‘중국몽中國夢(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꿈)’보다 구체화되고 실현 가능한 개념이 제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중국은 중요한 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10년을 예측하기 위해 과거 10년, 20년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3년 당시 장쩌민江澤民 지도부는 경제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지도하에 강력한 경제개혁을 실시했다. 10년에 걸쳐 추진된 경제체질을 바꾸는 개혁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경제개혁을 바탕으로 2003년 후진타오胡錦濤 지도부는 과학적 발전관을 제시하며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끌기 시작했다. 현 지도부는 마치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현재의 경제구조로는 더이상 고도성장을 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대외개방과 경제구조 개혁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시진핑 지도부는 경제가 어려워도 중장기적 구조개혁에 집중할 것이다. 내수확대ㆍ산업구조 구조화ㆍ신형 도시화를 중심으로 성장방식 전환을 시도하고, 소득분배제도ㆍ국유기업ㆍ세제ㆍ금융제도 등을 개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중국몽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중국의 중장기적 구조개혁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장단기적인 관점으로 구분해 생각할 수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우리나라의 대중對中수출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2013년 1~5월 한국의 대중 수출증가율은 10.7%를 기록했다. 하지만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한국은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교역구조를 바꿔 내수시장용 수출확대를 도모해야 한다. 금융시장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시장의 심리불안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은 ‘중국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지 않았다.
장기적으로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중국경제의 미래 모습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가 ‘경제개혁’이라는 중국몽을 꾸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꿈은 여러 장애물에 부딪혀 일장춘몽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경제개혁과정에서 기득권의 반발, 대외경제의 불확실성과 여러 부작용 등 고려해야할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 정부업무보고의 네번째 중점업무 건의에 명시한 것처럼 ‘정치적 용기와 지혜를 가지고 개혁개방을 심화’한다면 시진핑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23년에는 현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중국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바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인 것이다. 수천년 동안 우리와 역사를 공유하였던 나라 ‘중국’ 말이다.

한국은 아직 중국몽의 실현 가능성에 대처할 구체적인 방안도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연일 위기여부에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잊고, 현실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아니면 너무도 많은 꿈이 난무해 우리만의 꿈을 헷갈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과연 가까운 미래에 대비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반문해 본다.
문익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ijmoon@kie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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