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 전문업체 하츠의 공기사업

‘상쾌한 공기는 하루를 즐겁게 만든다.’ 김성식 하츠 대표가 미국 유학시절 깨달은 가치다. 공기에 대한 관심은 벽산의 후드 제조업체 하츠 인수로 이어졌다. 최근엔 수직녹화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공기를 다루는 두 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소비자의 인식개선이 최대 과제라서다.

▲ 하츠의 후드 렌털 서비스와 수직녹화 사업은 친환경 공기정화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유학시절, 머무른 곳은 도시가 아니라 시골이었다. 처음으로 대도시를 벗어난 청년에겐 매일 아침이 즐거웠다. 이유는 하나, 상쾌한 공기 때문이었다. 그때 그는 공기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이 청년은 주택관리 전문업체 하츠를 이끄는 대표가 됐다. 벽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건자재 업체 벽산과 벽산페인트 사업을 주도하는 김성식 대표의 이야기다. 건축ㆍ건자재 업계에서 명성을 쌓아온 벽산이 후드 제조업체 하츠를 인수하게 된 것은 김 대표가 미국 유학 시절 마신 ‘공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의 ‘공기 관심’은 최근 하츠의 행보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하츠는 지난해 9월 후드 렌털 서비스 사업 브랜드 ‘하츠의 숲’을 론칭했다. 레인지 후드를 3년 동안 렌탈하고, 전문가가 4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신개념 서비스다. 하츠는 1년간 연구개발(R&D)을 통해 ‘스마트 에어케어 시스템’을 선보였다. 요리를 시작하면 자동으로 센서가 켜지고, 요리가 끝나면 자동으로 정지되는 기술이다. 이로써 하츠는 24년 만에 건설업계에 납품하는 B2B(기업 간의 거래) 시장에서 B2C(소비자시장)로 방향을 선회했다.

국내 레인지 후드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하츠가 노선을 바꾼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경기침체로 건설경기가 어려워진 것도 있지만 후드의 위생상태가 가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사업엔 작은 난관이 있다. 주부들은 요리할 때 음식 냄새를 신경 쓰면서도 유해물질의 심각성은 잘 알지 못했다. 냄새뿐만 아니라 연기와 각종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후드를 제대로 사용할 줄도 몰랐다.
김 대표는 하츠가 주부에게 후드의 중요성과 유해가스ㆍ세균 등 위험을 알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인식이 개선되면 후드 렌털 서비스 사업은 충분히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츠 관계자는 “주부들에게 주방 유해가스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합리적인 가격의 후드 렌털 서비스를 한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관리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하츠는 올 가을 색다른 공기사업에 나선다. 수직녹화(Vertical Gardening)다. 수직녹화는 옹벽이나 건축물 벽면 인공구조물에 자연 토층을 만들어 식물을 자라게 하는 기술이다. 친환경 인테리어는 물론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나다. 아울러 오염된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공기 질 개선이 탁월하다. 실제로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ㆍ포름알데히드ㆍ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유해물질을 흡수하고, 깨끗한 산소를 배출한다.

수직녹화가 친환경 공기정화 시스템으로 각광받는 사업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직녹화는 아직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 기술력과 인테리어 기능성도 부족하다.

단순 실내 조경에 그칠 수 있는 수직녹화를 하츠는 기술력으로 이끌 생각이다. 25년 동안 축적한 공기제어기술이 비장의 무기다. 이를 바탕으로 식물의 자체 공기 정화 능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27년 전 김 대표가 미국 유학생활 중 접했던 상쾌한 공기를 국내 소비자도 접할 날이 멀지 않았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kkh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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