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총론]The chinese butterfly effect

▲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원자재 수출로 경제 성장을 이어오던 원자재 수출국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심상치 않다. 이젠 7%를 넘기는 것도 버거워 보인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개의치 않는다. 경제가 잠시 둔화되더라도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런 ‘만만디 개혁전략’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나라가 있다. 원자재 주요 수출국 호주ㆍ브라질ㆍ러시아다.

중국이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 것은 1979년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30여년 동안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뤘다. 중국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뽐내며 ‘신흥경제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세계의 거대 자본은 풍부한 노동력과 소비 수요를 가진 중국에 열광했다. 엄청난 금액의 투자금이 중국으로 몰려들었고 이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중국은 연평균 10% 이상의 가파른 성장을 이어갔다.

2000년대에도 중국경제는 승승장구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중국의 성장세를 멈춰 세우지 못했다.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침체에 늪에 빠져 있을 때에도 중국은 성장페달을 놓지 않았다.
 
특히 2009년과 2010년 각각 9.2%와 10.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경제를 이끌었다. ‘세계경기 침체를 떠받치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찬사가 중국에 쏟아졌다. 201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이런 중국경제가 최근 암초를 만난 듯 주춤하고 있다. 7월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이 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연속 하락세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떨어지고 있다.

中 성장둔화에 원자재 수출국 휘청

 
중국의 7월 PMI 잠정치는 47.7을 기록했다. 6월의 48.2에 못 미치는 수치로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결과다. 특히 3개월 연속 경기 기준선인 50을 밑돌고 있어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흔들리자 글로벌 경제가 크고 작은 충격을 받고 있다. 이를테면 중국의 ‘나비효과’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철광석ㆍ니켈ㆍ원유 등 주요 원자재 상품시장에서 중국의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1%에 달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원자재를 소비하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국가들의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의 수요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던 철광석•구리•에너지 등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원자재 수요감소에 타격을 입는 국가는 호주ㆍ브라질ㆍ러시아 등이다. 호주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도 3.8%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원자재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호주의 경제도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3.6%에 달했던 호주의 GDP 성장률은 올 1분기 2.5%로 1.1%포인트 떨어졌다. 6월 실업률은 5.7%로 2009년 9월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호주 경제 성장을 이끌던 광산업이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가 광산에 투자하는 비용은 GDP의 6.6%에 달한다.

브라질 경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브라질 수출의 17.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어서다. 우려는 벌써 현실이 되고 있다. 브라질 경제가 중국경기 둔화의 충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GDP 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2010년 GDP 성장률 7.5%를 기록하며 브릭스(BRICs) 중 한 국가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 힘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2011년 GDP는 2.7%, 지난해는 0.9%까지 떨어졌다. 더구나 물가와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 6월 브라질 정부는 헤알화의 평가절하를 막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토빈세(금융거래세)를 폐지했다.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8.5%로 올렸다. 하지만 중국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브라질 경제의 부활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장보다 안정적 연착륙 추구

러시아도 중국 원자재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6.4%다. 아직은 호주•브라질에 비해 낮지만 중국 수출비중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 그 결과 중국경제가 둔화하면 러시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러시아가 원자재 수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러시아가 중국에 수출하는 원자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원유다. 하지만 중국 경기 둔화로 원유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러시아 경제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성장률도 시원치 않다. 지난해 1분기 4.8%였던 경제성장률이 올해 1분기 1.1%까지 떨어져 2009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3.4%에서 2.5%로 낮췄다.
▲ 중국 경제가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성장보다 구조개혁을 우선시하고 있어서다.
이처럼 글로벌 원자재 수요를 주도하던 중국이 힘을 잃자 호주ㆍ브라질ㆍ러시아 등 자원수출국이 타격을 입고 있다. 문제는 중국경제가 이전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구조 개혁에 나선 정부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버블, 양극화, 그림자 금융(비은행권 대출), 지방정부 재정불안 등 부작용이 워낙 많아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내수시장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7월 25일 소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는데, 영세기업 감세ㆍ수출규제 완화ㆍ철도투자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는 평가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는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센터장은 “중국은 앞으로 10년을 생각하고 경제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높은 경제 성장률보다 경제의 안전한 연착륙을 원하고 있어 경제구조 개혁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인 처방으로 경기를 부양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ksg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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