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에서 찾은 불황극복혜안

침체가 이젠 무섭다.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있어서다. 세계가 고전苦戰하고 있다. 돌파구도, 해법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경기침체를 극복하려면 우리는 대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흥미롭게도 ‘고전古典’에 혜안이 담겨 있다. 고전을 극복하는 비법, 고전에서 찾아봤다. 

▲ 고전을 읽으면 가뭄에 단비를 만나는 찬스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 경제가 고전苦戰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둘러 정부가 불황극복 대책을 내놨지만 각종 처방약藥이 효용을 보진 못하는 것 같다. 정부정책은 항상 소리 큰 빗발에 그친다. 또한 시장이 미동치 않는 공허한 질책으로 끝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마치 ‘우각척천지雨却尺天地, 뇌성질강산雷聲叱江山’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기세가 초기에만 요란雨却雷聲하다. 그때뿐, 시간이 지나면 별 효과도 없다. 기대하기 어렵다. 대책이란 게 지금의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뾰족한 처방과 대책尺叱이 되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랬는가. 자연 경제天地와 시장江山은 5년 전 대통령 취임 초기 때와 비슷한 분위기로 옛날 그대로 되돌아가 의구依舊하게 보이게 마련이다.

필자는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새 정부가 공자가 강조한 것처럼 ‘술이부작述而不作’(그대로 기술하기만 할 뿐 창작하지 않는다「논어」)하길 바란다. 이명박 정부의 실패가 무언가. 바로 ‘유작有作’에 있다. 그렇지 않았던가. 노무현 정부가 밀었던 정책을 왜 깡그리 무시하고 부정만 하고 좋은 것은 계속 술이述而하며 반영하지 않았을까. 공명심功名心에 사로잡혀서 그런 거다.

혜안 찾으려면 스스로 질책하라

▲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갑이 얇아진 국민의 어깨도 축 쳐졌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삽질로 시장을 건설하고 경제를 창조하려 했을 거다. 이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더욱더 길어진 거다. 이 점에 천착해서 박근혜 정부가 다시 빗발을 세우길 바란다. 다시 질책叱責하길 기대한다. 다시 혜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 고전苦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전古典’에서 답을 얻어야 할 것이다. 계속해서 고전古典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CEO로서 고전을 읽으면 분명히 가뭄에 단비를 만나는 찬스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점을 정부와 기업, 자영업자가 모두 관심을 갖자. 상세히 관찰하자. 그리하여 긴 불황과의 관계를 잘 풀어헤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다음은 필자가 고전에서 ‘불황극복 6대 원칙’을 찾은 것이다.

Rule1 | 위기에서 눈을 떼지 마라

맹자가 말했다. “사람의 문제는 남의 스승 되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人之患在好爲人師•「이루 상」)다른 사람, 다른 기업, 다른 장사꾼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내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CEO라면 ‘한순간도 위기에서 눈 떼지 말라’는 충고를 가슴으로 새겨야 한다. 다른 사람, 다른 기업, 다른 장사꾼이 내 문제를 나서서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내 귀가 밝아 먼 곳의 일까지도 잘 알 수 있고, 눈이 밝아야지 미세한 틈새가 보이는 거다(聽以知遠, 明以察微). 이 때문에 경쟁자가 보지 못했던 시장의 기회를 발견하고 선점해 차지할 수 있다.

Rule2 | 미래 투자 아끼지 마라

맹자가 또 말했다. “어떤 일을 함은 우물을 파는 것과 같다. 아홉 길을 파고도 샘물에 이르지 못했다면 우물을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有爲者若掘井, 掘井九而不及泉, 猶爲棄井也. 「진심 하」)
사업을 경영하는 것도 우물을 파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미래투자’라는 것이 그렇다. 어느 ‘선’을 목표로 정해야 한다. 목표에 도달했음에도 결과가 없다면 미련도 후회도 없이 과감하게 접을 줄 알고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때문에 CEO의 덕목으로 ‘결단력’이 요구되는 거다. 하지만 반대로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저기 분산해서 투자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새로운 우물, 시장을 창조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투자’와 ‘투기’는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학자 존 매컬록(1789~1864)의 날카로운 통찰력은 이렇다.
“투기에서는, 대부분의 다른 경우처럼, 사람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확신을 끌어온다. 투기에 물든 사람은 수요와 공급에 관한 정확한 정보 때문이 아니라 자기보다 앞서 다른 사람이 먼저 그렇게 했다는 단지 그 이유만으로 사자, 팔자 결정을 내리게 된다.”

나보다 남이 먼저 저 우물을 팠다고 옆에 우물을 파는 것은 ‘투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이 원하는 우물을 파는 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동네 사람은 소비자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미리 우물을 파는 것은 ‘투자’가 되는 거다.

모든 일에 미리 준비가 되면 세워지고, 준비가 덜 되면 망가진다는 뜻이다. 이순신 장군이 해전에서 승리한 비결은 앞을 내다보고 거북선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앞서서 준비하는 생각이 ‘투자’라고 한다면 ‘투기’는 존 매컬록이 지적했듯이 ‘자기보다 앞서 다른 사람이 먼저 그렇게 했다’는 점에만 시기하고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Rule3 | 혁신은 과감할수록 좋다

맹자가 그랬다. 멀리서 찾아온 자신에게 군주인 양혜왕의 첫 질문이 언짢아서 ‘하필리왈何必利曰(하필이면 이익을 말하는가)’이라고 탓했다. 그리고는 “의리를 뒤로 돌리고 먼저 이익을 앞세운다면 빼앗지 아니하고는 만족하지 않는다(爲後義而先利, 不奪不「양혜왕 상」)”라고 분노한 적이 있다.

이익만을 강조하는 CEO가 있는 회사는 절대로 ‘1등 기업’이 될 수 없다. 빼앗음이 빼앗김이 되는 이치 때문이다. 그렇기에 2등, 3등… 결국에는 꼴등이 된다. 그리하여 시장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게 마련이다. 소비자와의 ‘의리’를 뒤로 돌리고서 ‘이익’만을 너무 앞세운 결과이다. 이를테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가 그러하다. 소비자와의 ‘의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대기업의 ‘이익’을 취하려는 횡포와 몰지각한 태도일까. 아니면 대기업의 시장 혁신일까.

혁신革新이란 낱말은 ‘정신혁고鼎新革故’에서 따온 거다. 「주역周易」 서괘전序卦傳이 그 출처다. ‘옛것을 버리고革去故也, 새로운 것은 세운다鼎取新也’는 뜻이라고 하니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 것’이라고 답한다면 딱히 뭐라고 할 말이 없긴 없다. 있다면 단 하나, “하필이면 이익을 위해서인가?”하고 질문하고 싶을 뿐이다.

▲ 경기침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촌이 경기침체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Rule4 | 현실인식은 냉철하게 하라

맹자가 그랬던가.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다.”(爾爲爾, 我爲我. 「만장 하」)
위대한 기업은 좁은 시장 다툼, 레드오션에 연연하지 않는다. 블루오션을 창조할 줄 안다. 1등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2등과 3등은 1등을 보지만, 1등은 ‘다른 것’을 보기 때문에 계속 1등으로 남는다는 뜻이다.

‘너爾’를 의식하면 ‘나我’는 없다. 현실인식은 냉철해야 한다. 흐르는 물이 맑고 탁함은 그 원천에 달려 있다流水淸濁在其源고 했다. CEO와 경영자, 조직의 리더가 맑지 않고 현실인식을 냉철하게 하지 않으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팔리지 않는 심각한 지경으로 오염이 되게 마련이다. 썩은 냄새가 나서 더 이상 소비자가 그 기업을 찾지 않는다.

Rule5 | 답은 현장에 있다

망하는 기업의 사장실 책상 위에는 두 마리의 개가 항상 대기 중이다. 하나는 선입견이다. 또 하나는 편견이다. 하지만 흥하는 기업의 사장실 책상 위에는 또 한 마리의 개가 있어 두 눈을 크게 부릅뜨고 있다. 이른바 ‘百聞而不如一見’이라고 해서 ‘무늬가 하얀 개’라고도 농담을 하곤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한자 ‘이而’에 대한 풀이에 있다. ‘而’는 ‘그럼에도 ’라는 뜻으로 쓰인다.

다시 말해서 “백 번을 (보고를 받았어도) 들었더라도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는 사장의 역할을 말한다)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이야기다. 언제나 기업의 위기와 문제에 대한 해답은 현장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장실과 책상 위’가 답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는 CEO는 사장실에만 있지 않으려고 한다. 밖으로 나간다. 현장으로 향한다. 그렇다. ‘맹자의 말’처럼 행동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참고로 맹자의 말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근심과 걱정 속에서는 살고 편안함과 즐거움 속에서는 죽는다.”(生於憂患而死於安樂_「고자 하」)앞에 맹자의 말을 사장실 편액으로 걸어놓았다면 그걸 보고 투자해도 좋을 거다. 하지만 푹신한 의자와 소파가 비싸 보이는 가구로 도배돼 있다면 곧 망할 회사이니 투자는 조심하는 게 이로울 거다.

Rule6 | 조직을 정비하고 핵심역량 갖춰라

전라좌수사로 처음 발령이 난 이순신 장군이 할 일은 ‘부하들과 술 마시기’였다. 왜 그랬을까. 조직을 정비하고 핵심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를 분석하면 7년 동안 제일 많이 할 일이라고는 30%가 활쏘기, 24%는 부대 관리와 교육 훈련, 그리고 18%가 ‘술 마시는 데 쓴 시간’이고 나머지 28%가 장군의 ‘취침 및 여가 시간’이었다.

조직의 핵심역량은 단합에서 창출

말로만 조직을 정비한다고 정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단합’이 중요하다. 윗사람은 윗사람끼리 놀고, 아랫사람은 아랫사람끼리 놀면 핵심역량을 갖출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마음이 합쳐지면 그 예리함으로 금속도 자를 수가 있다二人同心, 其利斷金’고 고전은 강조한 거다.

사장의 역할은 두 사람(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이해관계)의 마음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는 경영을 모색하는 것에 있다. 그 모색의 시작이 핵심역량으로 이어지고 경쟁력이 되는 거다. 이 때문에 맹자는 제선왕에게 다음과 같이 일침을 놓았던 거다.

“군주가 대신을 손과 발처럼 여기면 대신은 군주를 배와 심장처럼 여길 것입니다. 군주가 대신을 개나 말처럼 본다면 대신은 군주를 그저 평범한 백성 중 한 명으로 여길 것입니다. 군주가 대신을 흙이나 지푸라기로 여기면 대신은 군주를 원수로 여길 것입니다.” 「이루 하」
심상훈 고전경영아카데미 원장 yimta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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